<시리즈> 중소기업시대 (75);닥터원

『의사가 원하고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의료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최대 목표라고 볼 때 닥터윈은 이러한 목표에 가장 근접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현직 내과 전문의이자 개인병원 원장인 (주)닥터윈의 김재생 사장(41)은 의사로서 각종 병의원용 소프트웨어 및 전자챠트시스템 등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 사용이 간편한 전자챠트시스템 및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을 개발하고 회사까지 설립한 이색 경영인이다.

김 사장은 의사라고 해서 단순히 회사 경영을 부업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진료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심지어 진료시간도 제품 개발 및 성능 개선의 아이디어를 얻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전산 분야의 전문지식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통신대학 전산학과에 입학, 현재 졸업을 한 학기 남겨놓은 상태이기도 하다.

이같은 이유로 닥터윈은 사실상 2년을 약간 넘어선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실제 김 사장은 95년 12월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킴스를 설립한 이후 이듬해 3월 국내 최초의 윈도우 95 전용 전자챠트시스템을 개발했으며 방사선과 전용 종합검진시스템, 얼굴인식 메이크업 도우미를 연이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97년 4월에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 과제로 강남성모병원에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병리학 교육시스템 개발 및 웹 서버를 구축했으며 12월 국내 최초의 패키지형 PACS도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현재의 (주)닥터윈으로 회사명을 바꾼 이 회사는 올해 초 광운대 전산학과와 공동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패턴 인식 진료용 펜 컴퓨팅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를 대상으로 대학병원용 전자챠트시스템 개발 및 표준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특히 전자 펜 진료시스템은 기존의 키보드에 의한 전산 처리 및 입력을 배제하고 펜을 이용해 입력과 처리를 하도록 설계한 차세대 입력 시스템으로 이에 따른 운영체제까지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김 사장이 전자펜을 입력 및 처리수단으로 선택한 것은 의료 전산화를 위해서는 차트의 전산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나 키보드를 이용하는 기존 진료 의무기록시스템으로는 의료기관 전산화에 어렵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기존 펜컴퓨팅에서 어렵게 취급되는 필기체 인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진료 업무를 의사의 시각으로 세밀히 분석, 모듈화 하였고 이를 완벽하게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패턴인식 기능을 추가하여 보다 정교하고 실용화 가능한 세계 최초의 전자 펜 진료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보건복지부 의료정보 프로젝트 중 하나로 강남성모병원 병리학 교실과 함께 개발한 교육용 멀티미디어 웹서버는 병리학 교육을 위한 교과 내용을 인터넷상으로 볼 수 있도록 고안한 것으로 시험을 통해 자신의 학습상태를 평가해 볼 수 있고 보다 전문적인 내용은 담당교수와 전자메일을 통해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것들은 의사가 아니면 결코 개발할 수 없는 전문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현재 주력제품은 전자챠트시스템(제품명 닥터윈 챠트)과 PACS(제품명 닥터윈 PACS)다.

이 중 닥터윈 챠트는 병원내 각 부서를 LAN으로 연결, 환자 정보를 필요한 곳에서 입력하고 검색해 볼 수 있으며 접수실, 진료실, 병리실, 약국 등에서 각종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공유할 수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처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인데 현재 약 3백개 병, 의원에 납품돼 있다.

또한 닥터윈 PACS는 개인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내시경, 초음파 영상진단기, X선 촬영장치, 자기공명 영상진단기(MRI) 등 의료영상 정보를 팩스모뎀을 이용해서 전송 및 저장하도록 해준다. 컴퓨터를 이용해 의료영상정보를 주고 받기 때문에 방사선 필름 등 재료비용 절감 및 필름 분실의 우려가 없고 의료정보의 체계적 관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12명의 직원 중 6명이 연구직인 이 회사의 올 매출목표는 30억원에 불과하나 오는 99년 80억원, 2000년 6백억원, 2001년 1천5백억원을 달성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대표적인 종합의료정보시스템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품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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