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방송 부가서비스 시대 (8.끝);TV자막방송

TV자막방송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출연자의 음성이나 동작을 자막 형태로 보여주는 방송부가서비스중 하나다. 일반 TV수상기로는 자막이 보이지 않지만 캡션(자막)기능을 갖춘 TV나 VCR를 보유한 시청자들은 이 자막을 볼 수 있어 「클로즈드 캡션(Closed Caption)」이라고도 부른다.

미국의 경우 지난 72년 처음으로 영문자막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90년부터는 13인치 이상 TV에 캡션 기능을 의무적으로 채택토록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96년부터 장애인 복지차원에서 한글자막서비스의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방송사 및 가전업체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자막방송표준화위원회를 구성, 한글자막방송에 대한 연구와 규격제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 방식의 자막방송 규격인 EIA-608을 도입하자는 주장과 국내 독자적으로 자막방송 규격 및 기술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맞서기도 했으나 결국 국내 독자방식을 채택하되 영문 캡션도 수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작년말 국내 TV자막방송에 관한 잠정표준을 작성 완료한 상태다. 이 표준안에 따르면 한글자막방송은 TV주사선의 빈공간인 라인 21에 외국어 자막신호를 삽입하고 라인 284에 한글자막과 문자정보를 삽입토록 했다. 따라서 한글자막기능을 지원하는 TV수상기를 보유한 사람들은 앞으로 하나의 수상기로 영문자막서비스와 한글자막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채택된 한글자막방송은 기존 한국형 예약녹화시스템과 하드웨어적으로 호환성을 유지할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현재 국내 방송사로는 KBS, MBC, SBS 등이 한글자막서비스를 준비중인데 크게 오프라인방식(사전편집)과 온라인방식(실시간 입력)으로 구분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방식은 뉴스나 스포츠 중계중에 시스템운영자가 한글자막을 실시간으로 입력하는 방식이며 오프라인 방식은 사전 제작된 프로그램에 한글자막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MBC가 실시간 입력(온라인) 방식으로 한글자막서비스를 개발 및 시험중이며 KBS는 사전 제작된 테이프에 한글자막을 입력하는 사전편집(오프라인방식)의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SBS는 온라인 방식의 한글자막 서비스 개발에 이어 현재는 오프라인 방식의 한글자막서비스 개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방송사는 또한 한글자막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인코더의 개발을 한창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방송사들은 가전업체들과 송수신 정합시험을 실시했거나 조만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가전사들 역시 한글자막 기능을 지원하는 TV수상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대우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한글자막 기능을 갖춘 TV 시제품을 6∼8월 사이에 내놓을 예정이며 아남전자는 내년 상반기께 시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이같은 개발 상황을 볼때 빠르면 올 하반기경에는 한글자막방송의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글자막방송은 아니지만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인 아리랑TV도 작년부터 영문자막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한글자막방송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정부차원의 획기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글자막방송은 사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자들을 위해 제공되는 부가서비스인 점을 감안, 한글 캡션기능을 내장한 TV수상기에 대해 특별소비세를 감면하는 조치를 취하거나 정부가 복지통신 분야의 예산을 일부 할애해 한글자막방송에 대해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불가능하다면 한글자막과 별도로 광고자막방송을 허용, 방송사들이 한글자막방송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장길수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