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달 또다시 한일간 해저 광케이블이 절단되는 사태가 발생해 해외 인터넷 백업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건은 지난 4월30일 저녁 8시6분경 부산 기점 60㎞ 지점에 포설된 한일간 해저 광케이블 아시아태평양케이블네트워크(APCN)가 어로작업 과정에서 절단되면서 발생했다.
APCN은 일부 국제전화 및 1백55Mbps급 국제 인터넷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회선.
APCN의 절단으로 국제전화와 국제 인터넷통신이 「먹통」 상태에 돌입했다. 이번 사고로 각각 45Mbps급 인터넷 국제회선을 보유한 한국통신, 데이콤, 아이네트 등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의 인터넷서비스가 수시간동안 중단됐다. 이들 업체들의 해외 인터넷회선이 모두 APCN에 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개인들은 인터넷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으며 서울대를 기점으로 한 연구망의 경우 기능을 전면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ISP들은 FLAG, RJK 등 다른 해저 케이블 및 위성을 동원, 부족하나마 해외 인터넷서비스를 재개했다.
그러나 보다 큰 문제는 해외 인터넷회선에 이같은 사태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 아니라 국내 인터넷과 해외 인터넷을 연결하는 해외 인터넷망 사고시 이를 즉각 대체하는 백업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유한 해외 인터넷 케이블은 한국, 일본을 연결하는 APCN, 한국, 싱가포르, 유럽을 연결하는 45Mbps급 FLAG 및 한국, 러시아, 일본을 연결하는 6Mbps급 RJK 등이다. FLAG와 RJK는 ACPN에 물리적인 손상이 가해질 경우 긴급복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결국 해외로 나가는 대용량 인터넷 데이터를 소화하는 APCN의 경우 백업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백업망은 주요망에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최소 30초 내에 주요망의 기능을 대체하는 망이다.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구축할 때 백본망과 함께 같은 규모의 백업망을 갖추는 것은 기본.
업계 관계자는 『2억∼3억원 규모의 네트워크를 설계할 때도 백업망은 필수조건』이라며 『국내 대부분의 인터넷 데이터가 송수신되는 APCN에 백업체계가 갖춰지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물론 비용측면에서 APCN의 백업망을 갖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APCN이 절단됐던 당시 해외 광케이블 포설을 위해 전담업체가 출현하는 등 대책이 마련됐으나 막대한 비용 때문에 아직까지 이렇다할 실적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대형 인터넷망의 백업망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모든 것에 우선하는 국가정보화를 올바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 해외회선의 백업망이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절단된 해저 광케이블이 언제 제기능을 되찾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최소한 해외 인터넷망 훼손으로 국내 기업, 개인이 당분간 부담해야 할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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