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위축"

올해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설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12% 가량 줄어들고 이 가운데 한국시장이 전년대비 무려 66%나 축소됨으로써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의 유명 투자금융회사인 모건 스탠리社는 최근 한국 및 일본 지역 반도체업체들의 대대적인 설비 투자 감소로 올해 세계 전체 반도체 설비 투자는 지난 97년 3백99억달러 규모보다 12% 가량 줄어든 3백52억달러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예상치는 올해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설비 투자 증대로 반도체 장비시장이 전년대비 11.6% 증가한 3백16억달러 규모를 기록,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던 세계반도체장비 및 재료협회(SEMI)측의 당초 전망과 전혀 다른 수치로 최근의 한국 및 일본 지역 반도체 설비 투자 감소 추세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발표 자료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총 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설비 투자가 이뤄졌던 한국시장은 올해 전년대비 무려 66%나 감소한 24억달러 정도에 그치고 일본은 지난해보다 24% 정도 줄어든 56억달러 규모에 머물러 이 두 지역이 전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 감소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국시장의 경우 현대전자가 지난해 21억달러 투자 규모에서 올해는 6억4천만달러 정도로 줄고 삼성전자도 18억달러에서 8억달러 수준으로, 그리고 지난해 16억달러를 투자했던 LG반도체는 올해 6억달러 정도만 반도체 설비에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남반도체의 설비 투자는 지난해 7억달러 규모에서 올해는 3억5천만달러 정도로 축소되고 동부전자와 국내 반도체 3사의 해외 공장은 올해 설비투자가 전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반해 미국과 유럽 지역 반도체업체들의 올해 설비 투자는 각각 6% 및 9%의 소폭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며 특히 대만시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8% 가량 증가한 61억달러 규모를 형성함으로써 시장 규모 면에서 한국은 물론 일본시장을 훨씬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한국반도체산업협회측도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각종 악재로 국내 반도체 설비 투자 분위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년대비 50% 이상 크게 감소한 15억5천만달러 규모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주상돈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