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1개 회원국의 단일통화인 「유로(EURO)화」가 내년 1월1일부터 전격적으로 사용될 경우 국내경제와 기업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영향은 유럽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로 우리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란 점이다. 또 통화단일화에 불참한 영국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전략과 국내 기업의 결제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대폭적인 경영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고 현재 영국에 유럽지역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의 경우 거점 철수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의견은 유로화 강세는 필연적으로 영국 파운드화의 약세로 이어져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8%대까지 오르면 우리 기업들은 유럽에서 버틸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게다가 최근 하강국면을 맞고 있는 영국 경기사이클도 국내 기업의 거점 변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유로통화로 거래할 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내 판매거점의 도매업체나 바이어들이 유로결제를 요구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연구조차 하지 않은 국내 기업들의 현실도 여기에 한 몫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유럽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는 국내 기업의 수출여건 악화로 이어져 수출은 커녕 수입증가로 직결된다는 점도 무시할수 없는 통화단일화의 영향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유로화의 등장은 국내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게 아니다는 것. 유럽내 자본시장이 단일화되면서 유럽 자본들은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고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게돼 우리나라와 같은 유럽 바깥으로 눈을 돌리 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기업들이 이같은 상황을 잘 활용하게 되면 유럽에 대한 수출은 다소 줄더라도 자본유입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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