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대량의 정보를 전송하는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대단위 아파트 건설과 맞물려 가입자용 장비 시장이 한층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업체들이 관련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가입자용 대용량 정보전송 시스템으로는 광가입자전송(FLC) 시스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시스템의 가격이 비싸 이를 대체하는 시스템 개발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FLC 대체장비를 개발해 이 분야에서 급격히 떠오르는 업체가 있다. 빠른 전송을 지향한다는 업체명을 가진 패스콤(대표 이태용)이 바로 그 주인공.
패스콤은 지난해 초 전송장비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국내 사업자들에게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 솔루션 등을 제공해온 일광지오라인 정보통신사업부 개발자들이 국산 시스템 개발이라는 대명제 하에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개발환경이 열악한 국내 상황에서 개발보다 수입에 주력해온 다른 업체들과 달리 개발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본업이 폐기물 처리인 일광지오라인의 대표이사인 이태용 사장이 대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1년여에 걸친 노력의 결과, 외산에 뒤지지 않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제품은 소용량 광전송(FDM)시스템 「FDM16」.
FDM은 「Frequency Division Multiplex」의 약어로 「주파수분할다중」 전송기술을 뜻한다. 데이터를 전송할 때 각각의 변조파가 서로 다른 부반송파를 변조해 이들 부반송파를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순서대로 배열, 신호를 다중 전송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자체가 변복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뎀 등 별도 기기 없이도 통신을 가능하게 한 것이 특징.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비동기식 더미터미널의 선로 공유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패스콤의 FDM16 역시 다양한 기능과 편리한 운용체계를 갖고 있다. 시스템의 유지, 보수도 쉽고 전송용량도 커 최대 8개의 T1/E1라인을 통해 입력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다. 또 유닛을 교환할 필요없이 운용자 요구에 따라 임의로 T1/E1라인의 설정도 가능하고, 옵티컬 인터페이스를 위한 광송수신 모듈을 사용해 광선로에서 사용하는 파장을 1천3백10㎚나 1천5백50㎚ 등 두 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도 있다.
FDM16은 특히 교환기, 다중화 장치, 디지털회선 분배장치, FLC 등 다른 시스템과의 연결이 쉽고 T1/E1 채널을 혼용해 쓸 수 있어 유닛의 추가 설치나 시스템 운용 선택사항 변경 등이 쉽게 구현된다. 이밖에 시스템의 신뢰성도 향상시켰고 전력의 소비도 크게 낮췄다.
이 사장은 개발도 용이하지 않았지만 영업이 더 어려웠다고 밝힌다. 국내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원시되기 일쑤였고, 학연, 지연 등 인맥을 통한 국내 영업관행이 패스콤의 구성원들을 지치게 했다.
그러나 이런 난관을 뚫고 패스콤은 FDM16을 제일고속통신, 두루넷 등에 공급키로 했다. IMF환경 속에서도 FDM16의 올해 매출은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패스콤은 이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 16개의 포트를 갖고 32MB의 전송이 가능한 차기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른 전송장비의 국산화는 물론 이에 따른 소형화, 저가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산 제품과의 경쟁도 물론 피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부러 힘든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하는 이 사장을 비롯한 패스콤의 구성원들에겐 지금까지의 경험이 앞으로 닥칠 어려움을 극복하는 토양이 돼버린 것처럼 보인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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