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한새벤처투자 설립 연병선 사장

메디슨, 다우기술, 미래산업. 이들 3개 회사의 공통점은 기술 하나만으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한국판 벤처신화」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들 3개 회사가 그동안 이룩한 성공신화는 우선 미래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진 최고경영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민화, 김익래, 정문술 사장이 바로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 3개 회사의 「성공 스토리」는 이들 3명의 주연외에도 또 한 사람의 「주연급 조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한새벤처투자라는 창업투자 회사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은 연병선 사장(45)이 바로 그 화제의 인물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선구자` 그는 지난 81년부터 약 15년동안 국내최대 신기술투자전문회사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의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일찌감치 이들 회사의 성장가능성을 간파, 회사설립 단계에서부터 거액의 자본금을 투자함으로써 이들 기업이 자금부족 등 창업초기의 어려움을 쉽게 극복하고 우리나라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또 이들 기업이 지난 95년부터 국내 증권 또는 코스닥시장 등에 잇따라 상장되면서 KTB측에 원금의 수십배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안겨줌으로써 여의도 금융가에 화제를 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에따라 국내 신기술 및 창업투자회사 직원들은 흔히 연 사장을 일컬어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사나이」라고 치켜세우며 부러움을 표시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하는 벤처투자 성공사례는 무수히 많다. 우선 연 사장이 직접 투자결정을 한 기업만도 총 20여개사에 달할 뿐더러 또 이들 중에는 팬택, 서울시스템, 케이씨택, 영원통신 등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유망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벤처업계에서 성공한 벤처캐피털리스트 제1호로 통하는 그가 최근 안정된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지난 27일 「한새벤처투자」를 설립함으로써 창업투자 관련업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하고 있다.

『한새란 큰 새(Big Bird)를 뜻합니다. 회사명칭에서부터 「높이 또 멀리 날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지요.』

그는 기존의 창업투자회사들과는 출발점에서부터 차별화하겠다는 의욕으로 회사 이름을 고르는 것부터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등 창업을 준비하는 자세가 매우 진지하다.

이 회사를 설립하는데 투입되는 자금은 1백억원. 이가운데 다우기술이 61억원을 투입하는 등 그가 그동안 투자했던 3개 기업들의 출자로 대부분 충당하게 된다. 국내 최고 벤처투자 전문가와 자본가의 이상적인 결합이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형 성공모델 제시" 그런만큼 연 사장의 회사경영에 대한 비전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사실 국내 기술투자회사들의 경우 내부 회사조직의 경직성때문에 진정한 모험(벤처)투자를 실천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면서 『앞으로는 국내 1세대 벤처캐피털리스트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의 다양한 투자경험을 살려 「한국형 벤처투자의 성공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 사장은 또 『WTO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경영철학도 이에 맞춰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그는 『앞으로 투자할 때 기술력에 앞서 회사경영능력을 중시하고, 특히 국제화시대에 적합한 사업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정보통신분야에서 5개 벤처기업과 각각 1억~3억원 정도의 자본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76년)를 졸업했고 취미는 바둑(4급)과 등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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