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아소프트 심현일 사장(36)의 취미는 관상어 기르기다. 그의 집 거실에는 라이언 피시, 옐로우 탱, 에인절 피시, 크라운 타이거 등 아름다운 해수어 20여 마리가 말미잘과 수초 사이를 유연하게 누비고 다니는 2m짜리 수조가 있다.
심 사장이 해수어와 친해진 것은 사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부터였다. 배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리하이대학 재학시절 그는 방학만 되면 친구들과 차를 빌려 환상적인 바다풍경으로 유명한 키 웨스트까지 스쿠버 다이빙을 다녔다. 학교가 있는 펜실베니아주부터 플로리다주 최남단의 키 웨스트까지 가려면 2천㎞, 자동차로 30시간을 운전해야 했지만 신비스러운 물속 세계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우선 몸이 물에 붕 뜨는 느낌이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또다른 취미였던 경비행기 조정도 하늘로 몸을 띄우는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였지만 가만히 있기만 해도 싫증이 날 때까지 얼마든지 떠 있을 수 있는 물속에서의 시간은 더없이 유쾌했다.
빌리노버대학에서 석사를 마친 후 대형 전자유통업체인 사이로사의 전산총괄 담당으로 1년간 일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NEC에서 로봇디자인 프로그래머로 1년, 가정용 게임기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이매지니어사 라이선스 및 개발담당으로 3년 그리고 다시 이매지니어사의 미국 지사장으로 1년반을 보내면서 정신없이 바빴던 그에게 스쿠버 다이빙을 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메디아소프트를 경영하면서 바꿔본 취미가 바로 관상어 기르기다. 스쿠버 다이빙으로는 한 곳에서 만날 수 없는 해수어들을 수조 속에 넣고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다.
열대어처럼 부화가 되지 않는 해수어는 수입산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돈이 좀 들지만 결코 사치스러운 취미는 아니라고 한다. 초보자라면 2~3만원짜리 작은 물고기들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관상어 기르기가 어려운 것은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끊임없는 보살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심 사장의 경우 2주에 한번씩 욕조 하나 가득 분량인 2백 갤런의 물에 소금 한 포대씩을 섞어 수조의 5분의 1을 갈아주고 질산, 아질산 등 성분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시로 Ph검사를 하고 오징어, 조개, 새우 같은 먹이를 주는 일을 모두 혼자 하고 있다. 처음엔 서툴러서 고기를 살리지 못해 애태운 일도 많았고 언젠가는 영종도까지 가서 사다 넣은 새우가 말미잘을 다 뜯어먹어 버린 적도 있었다.
그가 가장 아끼는 엠페로 에인절 피시는 10센티 때 사와 지금은 25센티로 자랐는데 2달에 한번 꼴로 병치레를 해서 온갖 약를 다 사다 넣어주며 가슴을 졸여야 했다. 출장가서도 안내데스크로 전화를 걸어 그 도시에 수족관이 있는 지부터 물어볼 정도로 해수어를 좋아하는 심사장의 꿈은 앞으로 메디아소프트를 통해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63빌딩 수족관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수족관빌딩을 오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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