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인터넷 쇼핑몰.PC.에어컨.WP.TV... "맞춤시대"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었다. 대량생산 체계는 소수의 전유물이었던 상품들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풍요」를 선물했다. 어디든지 데려다주는 자동차,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가전제품. 지금 너무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상품들이 1백년전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감히 상상도 못하던 것들이다.

하지만 대량생산 체제는 사람들에게 풍요란 복음을 전해주는 대신 「개성」을 빼앗아 갔다.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제조업자들이 미리 정해놓은 모델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제 양적인 풍요에 익숙해진 새로운 세대들이 잃어버린 개성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대들은 미리 만들어진 것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구입하고 싶어한다. 1백년전에 그랬듯이 어머니가 손수 지어주신 「나만의 옷」, 아버지가 직접 묶어주신 「나만의 책」을 원하는 것이다.

바로 나만의 개성을 살린 주문형(On Demend)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문형의 물결이 가장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는 분야는 단연 정보서비스 분야. 사람마다 정보에 대한 욕구가 다양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도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배달하는 기술로 각광받는 것중 하나가 바로 푸시 기술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의 내용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해당 분야의 정보가 새로 들어올때마다 자동적으로 배달해준다. 미리 지정한 내용만을 전송해주므로 이용자들은 해당정보를 찾아 헤메지 않아도 된다. 외국의 경우 이같은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하이캐스트, 천리안캐스트, 라이브캐스트, IIC 등 여러가지 주문형 뉴스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온라인 업체들도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나 정보만을 제공하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는 미리 등록해놓은 분야의 뉴스만을 집중 제공하는 「나만의 뉴스센터」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LG인터넷도 최근 「마이섹션 신문」이란 맞춤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외에 데이콤 한국PC통신 등 PC통신 업체들은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들을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맞춤통신서비스 제공을 추진중이다.

인터넷쇼핑몰에도 맞춤형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브로드비젼사의 원투원서비스는 이용자들의 취미나 구매패턴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이용자마다 다른 상품정보 화면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휴대폰이나 무선호출기 업체들도 단말기를 통해 다양한 맞춤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보 분야의 맞춤 서비스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부문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

컴퓨터에도 주문형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나만의 PC를 원하는 파워유저는 조립품을, 일반적인 기능을 원하는 사람은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잇달아 「맞춤 PC」를 내놓아 PC의 주문형 시대를 열고 있다.

맞춤PC는 케이스나 주기판 등을 기본 모델로 하고 주변기기나 메모리, HDD의 용량을 소비자들이 직접 골라 선택하도록 하는 것. 소비자는 불필요한 가격부담을 줄일 수 있고 용도에 따라 사양을 선택하므로 PC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LG-IBM은 지난 2월 다양한 주변기기 옵션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맞춤PC 2개 모델을 선보였다. 이 PC는 펜티엄II 233MHz와 펜티엄MMX 200MHz의 CPU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나머지 사양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대우통신 역시 지난 4월 다양한 부품과 주변기기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맞춤형PC 2개 모델을 내놓았다. 이외에 삼보컴퓨터는 주문형 노트북PC를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델컴퓨터도 주문형PC 「옵티플렉스GXa 6300MT」를 선보였다.

이외에 한국에이서도 최근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사양을 차별화해 제공하는 주문형PC 서버 「알토스 330」의 공급에 나섰다.

이같은 주문형 방식은 PC 뿐만 아니라 가전, 소프트웨어 등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주문에 의해 여러 대의 에어컨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판매하는 주문형 시스템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다. 이 에어컨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건물에 적합한 에어컨을 시스템으로 구성해 주문하는 방식으로 주상복합건물이나 고급주택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최근 선보인 「한글97」을 학교용, 공공기관용 등 용도별로 다양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체계는 아이콘이나 바탕화면을 이용자들이 각기 자신의 취향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로고, 타이틀바, 즐겨찾기 등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맞춰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도구인 「IEAK4.01a」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천편일률적인 패키지 위주의 판매전략에서 벗어나 이용자가 직접 용도나 취향에 맞게 프로그램의 구성을 바꿀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추세다.

이외에 TV나 라디오 등을 통해 전송되는 다양한 컨텐츠를 주문형 방식을 서비스하려는 시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화형TV가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주문형 서비스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미국의 청바지 회사인 리바이스 스트라우스사는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주문형 청바지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청바지의 주문에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1주일. 네트워크를 통해 주문과정을 단축하고 생산과정을 보다 세분화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 미래학자는 네트워크화가 진전되는 2020년쯤이면 모든 제품을 주문형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나만의 옷」을 입고 「나만의 TV」를 보며 「나만의 피자」를 먹게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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