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이 세계 각국의 문화, 환경적인 특성을 활용한 틈새시장 공략으로 가전제품 수출에 나서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그동안 소홀했거나 국내와 문화적인 차이로 공략이 어려웠던 지역에 대한 백색가전 수출확대를 위해 세계 각국의 문화적인 특성을 고려한 아이디어 제품의 상품화에 다투어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시판에서는 부진했던 말하는 전자레인지를 올초부터 영국에 수출해 3개월 만에 1천여대를 판매하는 등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영국이 사회복지시설이 잘 돼있고 특히 장애인들만의 유통망이 따로 있는 등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높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가 주효한 셈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말하는 전자레인지를 단일제품으로 영국시장에만 총 1만5천대를 판매하고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CIS지역 등으로 수출대상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또한 중동지역에서는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 건강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96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음이온 기능과 공기정화기능을 부가한 제품을 공급, 지난해 80% 이상의 수출신장세를 기록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우전자는 일본의 가옥구조상 세탁기와 건조기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 지난 2월 펄세이터방식의 세탁기로는 처음으로 건조기능을 겸한 10㎏급 공기방울세탁기를 개발해 고유브랜드인 「다쿠스」상표로 시범판매한 결과 인기를 끌고 있다.
대우전자는 주거면적이 좁은 일본 가옥구조에 적합한 10㎏급 미만의 중소형으로 제품종류를 다양화해 올해 7만대 이상의 건조세탁기를 일본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LG전자와 대우전자는 이밖에도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물이 굉장히 귀하다는 지역특성을 고려해 3, 4년 전부터 잠금장치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냉장고를 수출한 결과, 큰 호응을 얻음에 따라 최근에는 이들 지역으로 수출하는 냉장고의 90% 이상에 잠금장치를 기본사양으로 채택해 수출신장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세계 최대규모의 가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가 아직 계급분화가 심해 세탁기 사용빈도가 적어 보급률이 1.8%밖에 되지 않으면서도 중상층 가정을 중심으로 지난해 1백만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는 등 상당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 올해 인도에 대한 세탁기 광고에 총력을 기울여 1만2천대의 자동세탁기를 수출하고 하반기에는 최고급 브랜드인 지펠세탁기도 수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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