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내로라 하는 컴퓨터 관련업체들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밀레니엄 버그」사냥에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밀레니엄 버그」란 컴퓨터가 2000년이 되는 해를 1900년과 구분하지 못하고 같은 연도로 인식해 각종 전산장애를 일으키게 만드는 프로그램 오류를 말하는 것으로 「Y2k」(2000년 표기문제)로도 불린다.
Y2k문제는 특히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전산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와중에 터진 오랜만의 특수여서 컴퓨터 및 정보통신 관련 업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 및 컨설팅 업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군다나 Y2k문제를 해결하려는 국내외 기업들의 해결책 요구는 대부분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한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외 시스템통합(SI) 및 프로그램 툴(Tool)업체들은 하루라도 빨리 Y2k솔루션을 발표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내년 초나 그 이후부터 수요 기업들이 솔루션업체를 선정해 본격적인 밀레니엄 버그 해제작업에 나서기 때문에 시스템 수요가 격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Y2k문제가 점차 사회, 국제문제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솔루션업체들도 기존 해외 컴퓨터업체들의 솔루션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자체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사업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SI업체들과 툴 업체들간 상호협력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어 Y2k문제 해결책을 찾는 국내외 기업들의 선택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 Y2k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업체들은 자원조사, 영향평가, 소스코드 변환 및 프로그램 테스트 등과 관련한 개별적 툴을 공급하는 업체들과 이를 종합적으로 해결해주는 통합 솔루션 업체 등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으며 통합 솔루션업체들 상당수가 개별적인 툴 공급도 병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개별적 툴을 공급하는 업체는 한국IBM, 송우정보, 갑우시스템, 한국컴퓨터어쏘시에이츠(CA), 연합소프트웨어, 한국유니시스 등 약 20여 업체에 달한다.
한국IBM은 「트랜스포메이션 2000」이라는 통합 솔루션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 솔루션은 MVS, PL/1, ASM 등의 언어를 지원한다. 한국IBM은 단순 툴 판매보다 통합 솔루션 제공에 주력할 방침이며 이미 동아생명에 이 솔루션을 구축해 Y2k문제를 해결했고 한국전력공사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마이크로포커스사의 「Soft Factory/2000」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송우정보는 현재 체신금융시스템의 Y2k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금융권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갑우시스템의 경우 미국 프린스소프트웨어사의 「PORTAL 2000」을 공급,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Y2k문제 영업을 시작했으며 강원은행, 농심데이타시스템, LG부품 등과 현재 솔루션 제공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컴퓨터어쏘시에이츠는 IBM 메인프레임에서 운용되는 Y2k문제 통합 솔루션인 「디스커버리 2000」으로 일반 제조업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전체 사업수주 및 단순 툴 판매 등도 병행하는 영업을 벌이고 있으며, 펜타컴퓨터는 미국 소프트웨어AG사가 개발한 「젠세트(GENset)」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또 연합소프트웨어는 미국 바이어소프트사가 프로그램 유지보수 및 재개발용으로 개발한 「엔터프라이즈2000」으로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권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한국유니시스는 한국모토로라와 공동으로 모토로라 파주 공장에 「2000년 문제」처리 공장을 설립,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2000년 문제와 관련된 컨선팅 및 분석, 프로그램 수정까지 일괄 서비스하는 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제니시스기술, 플라티늄테크놀로지, 유니가이드시스템스, 아이소프트 등 20여 업체들이 국내 산업계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에 나서고 있다.
Y2k 솔루션사업이 각광받자 최근엔 국내 기술력으로 툴을 발표하는 업체들도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케이스툴 개발 전문업체인 케미스는 코볼(COBOL) 번역 전문툴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Y2k문제를 해결하고 프로그램을 새로운 언어로 변환해주는 기능을 갖춘 Y2k 솔루션 「예스 2000」을 자체기술로 개발, 이 사업에 본격 참여했다.
케미스는 현재 극동건설을 샘플사이트로 선정해 Y2k문제 해결에 적용하고 있으며 극동건설의 문제 해결이 완료되는 이달 말부터 외국제품의 3분의1 가격인 개당 3천만원 정도에 본격적으로 시판할 예정이다.
SI업체들도 국내외 툴 제공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Y2k문제 해법찾기에 나서고 있다. SI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별도의 「2000년 문제 전담팀」을 통해 시스템 환경 분석과 계열사별 시스템 재개발 및 데이터베이스(DB) 수정 등 Y2k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 결과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여기에 해외협력업체 솔루션을 보강해 본격적인 대외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
올초 자체 개발한 Y2k 방법론인 「유니세이버 2000」을 발표한 삼성SDS는 Y2k 전담팀이 주축이 돼 국내에서는 Y2k의 사각지대로 알려진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저렴한 비용의 해결방안이나 홍보에 나서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 유력업체와 제휴 확대를 적극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연방정부를 주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SCI사와 협력관계를 체결한 데 이어 I-CUBE사와 총 50만달러 규모의 Y2k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포스데이타는 최근 IT전문 컨설팅업체인 캡제미나이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국내외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포스데이타는 제너럴모터스(GM)등 세계 6백여개에 업체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아크드라이브」와 캡제미나이의 기술을 결합해 포철계열사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정보기술도 연내까지 계열사에 파견한 정보기술(IT)실을 통해 각사별 시스템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 및 시스템 지원도구를 설치해 그룹내 모든 계열사의 2000년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지난 3월에 신설한 해외사업팀과 미국현지법인 「HIT USA」를 주축으로 현지업체와 제휴, 상반기내 미주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전정보네트웍은 IBM 변환툴을 채용해 한국전력의 1백70여개 응용 시스템 및 5백19종의 DB를 대상으로 변환작업을 수행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Year 2000」팀과 「Year 2000 TFT」를 각각 가동중인 LG-EDS시스템과 대우정보시스템도 계열사 중심의 해결방안이 완료되는대로 비계열사들과 협력관계를 추진키로 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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