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각광받는 비메모리 산업 품목별 점검 (2);알파칩

「D램 거인이 과연 CPU사업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삼성전자의 탈 D램 전략의 중심에는 알파칩이 자리잡고 있다.

80년대 남보다 앞선 투자로 90년대 D램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위치에 도달한 삼성전자는 메모리시장이 정점에 오른 95년 D램 이후를 대비할 품목을 찾게 됐고 그 중 하나로 CPU사업을 선택했다. 알파칩은 92년 미국의 컴퓨터회사인 디지털사가 자사의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용 CPU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64비트 CPU로 삼성전자는 96년 디지털사와 기술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CPU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알파칩은 현존하는 CPU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성능적인 평가와 달리 시장 지배력은 다른 64비트 CPU인 선의 울트라스팍, HP의 PA-RISC칩보다 미미비하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문제가 디지털사의 마케팅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디지털의 기술력과 삼성의 제조능력, 마케팅력을 합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도 디지털사가 알파칩 마케팅에 관한 전권을 행사해왔고 삼성전자는 기술습득에 전념,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한 상태다.

최근 삼성전자의 알파칩 사업은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됐다. 지난해 디지털사가 알파칩 사업에서의 누적 적자를 감당치 못하고 인텔과 CPU 기술을 상호 라이선스하는 조건으로 알파칩 제조시설을 매각키로 한 결정이 최근 미국연방무역위원회(FTC)로부터 승인받은 것이다. 그 내용에는 처음에 들어있지 않은 여러 항목이 추가됐다.

우선 알파칩의 마케팅과 기술지원 등을 담당할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자회사를 통해 디지털사 CPU 소요량에 최소 50% 이상을 구매하라는 조건을 붙인 것이다. 이 자회사는 디지털과 삼성전자가 합작으로 설립하게 되는데 디지털사는 인텔과의 제조시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참여한 바가 크므로 알파칩 마케팅은 이제 삼성전자의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미 차세대 알파칩인 7백㎒대의 「21264」시제품을 개발해 CPU 제조능력이 일정 수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는 7월 이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0.35미크론 공정을 이용하는 이 제품은 기존 알파칩인 「21164」에 비해 6개 명령 동시수행기능, 고장난 명령수행기능 등 획기적인 구조 개선으로 같은 주파수에서 2배 이상의 성능을 보장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 양산에 이어 오는 10월에는 0.25미크론 공정으로 이 제품을 이전, 소비자에게 성능과 가격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월별 알파칩 매출액은 지난달 최초로 1백만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칩 사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CPU 거인인 인텔. 인텔은 오는 99년 자사 최초의 64비트 CPU 「머시드」를 시장에 선보이고 64비트 CPU시장도 석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오는 99년 머시드 출현과 함께 64비트 CPU시장은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면서도 『알파칩은 올해부터 64비트 윈도NT 5.0을 지원할 예정이고 이에따라 64비트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이뤄지기 때문에 머시드보다 2년 정도 소프트웨어 지원 측면에서 앞선다』고 자신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텔 머시드에 맞설 수 있는 성능을 지원하는 64비트 CPU로 알파칩, IBM의 파워칩 등을 꼽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향후 행보에 전세계 IT업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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