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사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국내에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80년대 초반의 상황논리는 메모리였다. 설계기술보다 공정기술이 중시되고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다면 다른 선진 반도체업체보다 분발할 수 있는 분야가 메모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95년부터 시작된 메모리 제품의 끝없는 가격 폭락으로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가진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많은 손실을 보게 됐다. 이것은 예견된 일이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지니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지난 90년대 중반 메모리 호황기부터 서서히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그리고 지금은 그 때 뿌려둔 씨앗이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업체들이 비메모리 핵심제품으로 주력하고 있는 비메모리 제품을 6회에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멀티미디어 복합칩
LG반도체의 비메모리 사업전략은 선진업체가 진출해 있지 않으나 향후 시장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제품군을 찾아 발굴하는 것이다. 아무리 시장규모가 거대하더라도 선진업체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 비메모리 기술이 부족한 LG반도체로써는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LG반도체는 지난 93년 미국의 이름없는 벤처업체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크로매틱사라는 반도체 설계회사가 LG반도체에 제안한 것은 멀티미디어 복합칩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반도체. 멀티미디어 복합칩은 하나의 칩에 여러가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칩 내부에 여러기능의 공통되는 연산을 수행하는 하드웨어들을 연결하고 외부의 고속메모리에 저장돼 있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데이터 흐름이 정의되도록 했다.
기존에 이와 비슷한 제품인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가 있으나 이 제품은 하나의 칩에 대략 1,2개의 기능이 구현된다는 점에서 멀티미디어 복합칩과는 다르다. LG반도체는 지난 95년 첫번째 멀티미디어 복합칩인 MPACT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영상, 음성, 2차원/3차원 그래픽, 팩스모뎀, 텔레포니(PC전화), 화상회의 등 7가지 기능을 담고 있다. 또 이기능을 수행하는 칩을 각자 구입하는 것에 비해 가격도 절반 이상 절감할 수 있는것이 커다란 장점. 그러나 의외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소비자가 종전대로 여러 칩을 구입했을 경우 가격부담은 있으나 각 제품별로 업그레이드가 용이해 각 기술의 발전속도에 따라갈 수 있었으나 MPACT칩은 그렇지 못한 것이 큰 단점으로 작용했다. 또 그당시만 해도 PC의 평균가격이 2백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20달러정도의 가격절감은 그렇게 큰 변수가 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우선 올해 초 정보처리속도와 기능이 대폭 향상된 2세대 MPACT칩이 개발되면서 그동안 신뢰성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 또 지난해 부터 불기시작한 저가 PC의 돌풍으로 이제는 가격이 부품구매의 가장 큰 변수로 부상하게 됐다.
LG반도체측은 PC업체가 MPACT보드를 장착할 경우 동일 성능의 멀티미디어 PC와 비교해 50달러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변화로 지난해까지 전세계 적으로 겨우 3만개 정도가 판매됐던 MPACT칩은 올해 3백50만개 정도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미국의 게이트웨이 등 대형 PC업체도 MPACT보드를 채용키로 했으며 컴팩 등도 채택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LG반도체는 2백만개정도를 생산할 계획이다.
LG반도체측은 『이번 LG반도체의 MPACT 판매호조는 기술축적과 마케팅 전략에 따라서는 국내업체들도 고 부가가치의 비메모리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는 향후 시장잠재력이 큰 특정분야에 남보다 먼저 뛰어들어 집중 투자할 경우 초기 마케팅의 어려움을 극복하면 비메모리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제시, 차후 국내업체들의 비메모리 사업이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되야 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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