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자동화(FA)용 소프트웨어 및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한국디지탈콘트롤(대표 이용해)의 사훈은 독특하다. 이는 제어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제품의 특성상 전문 지식이나 기술요령보다 왜 그렇게 되는지 이유를 알고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소프트웨어라도 워드 문서를 사용할 때 오류가 발생하면 재부팅해 사용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원자력발전소나 대규모 생산라인을 제어하는 산업용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분적인 지식보다 전체의 흐름을 알고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회사가 제품이 갖춰야 할 덕목 중 품질(Quality)을 최상위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실제 이 회사는 몇 해 전 오랜 기간동안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공장 자동화 소프트웨어(plantVIEW 1.51버전)를 알지 못할 버그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판매 중단하는 중대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오류가 발생하면 잡아주면서 팔 수도 있었지만 1년에 최하 10억원 이상의 손해를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연구개발에 더욱 주력, 완전한 제품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윈도 NT기반의 FA시스템용 최적제어시스템(모델명 plantVIEW 2.0)이다. 88년 회사 설립 이후 28억원이란 거액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FA용 소프트웨어의 결정판인 셈이다.
최근 출시한 이 제품은 단위 설비의 제어 및 감시와 공정간 균형 유지, 전 공정간 품질 최적 제어가 가능한 FA 전용 소프트웨어로 감시나 제어대상인 그래픽 모형다이어그램을 프리 스케치 화면으로 구성해 이를 데이터베이스와 연결시키는 플랜트 드로 기능과 작업에서 요구되는 데이터를 다차원 구조로 분석할 수 있는 플랜트 데이터베이스 기능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 제품은 프레임에디터(통신규약편집기)를 내장, 서로 다른 프로토콜(통신규약)체계를 가진 공장자동화설비들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운용할 수 있는 감시제어시스템으로 종전에는 프로토콜이 다른 자동화기기마다 이를 제어하는 각각의 드라이브가 필요했으나 이 제품은 내장된 프레임에디터가 각각의 자동화기기에 알맞는 드라이브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이 제품은 0.01msec(10만분의 1초)단위의 데이터까지 처리할 수 있으며 사고원인을 추적, 재현, 분석하는 멀티미디어 진단기능을 내장, 모뎀을 통해 원격진단과 제어가 가능하며 사고가 날 경우 현장관리자의 무선호출기로 자동 호출하는 기능과 자동응답전화로 사고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ARS 기능까지 갖춘 획기적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이 분야에서 오히려 외산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이고 있어 상당한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수출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삼성정밀화학, 포항제철, 두산유리, 한국수자원공사, 기아특수강, 인천화력발전소, 철도청, 한국전력공사, 한국IBM 등이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인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으며, 고객 비율 측면에서도 기존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이고 신규고객이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이는 이 회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임을 실제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이 회사의 기술력이 탁월한 것은 46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이 50%를 차지하고 매년 매출액의 20% 이상을 R&D에 투입하는 등 이용해 사장의 확고한 연구개발 중심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한국디지탈콘트롤은 FA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는 드물게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슬로바키아 등에 8억원 이상의 솔루션을 수출한 바 있는 이 회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를 대상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이 제품 출시를 계기로 DCS, MMI, 설비진단 등의 분야에서 총 1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며 공장 자동화 관련 종합 솔루션 및 엔지니어링 업체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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