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8)

KDC정보통신 김진홍 사장

「특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한다」 「전문분야 이외에 일절 한눈을 팔지 않는다」 「불요불급한 비용을 최대한 절제한다」 「사원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어 생산성을 높인다」.

네트워크 전문업체인 KDC정보통신(대표 김진흥)의 경영방침은 간단하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파국을 맞고 있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요즘 특출한 경영방식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 회사는 잘 나간다.

『26년간 「네트워크」라는 한 우물만을 팠습니다. 그동안 여러번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결코 한눈을 팔지 않았습니다.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한 분야의 기술을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노력에 온 정열을 투자했습니다. 대기업의 면모는 갖추지 못했지만 부끄럽지 않은 전문기업으로 설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노력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KDC정보통신이 전문기업으로 IMF 한파에도 꿋꿋이 설 수 있었던 이유를 김진흥 사장은 한 우물만 파는 「장인정신」이라고 밝혔다. 올해 매출목표 5백50억원. 지난해에 비해 두드러진 매출향상은 아니지만 「느려도 황소걸음」을 표방하는 이 회사로서는 급할 게 없다. 네트워크장비시장에서 외국업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의 핵심을 쥐고 있다면 시장성에서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 회사가 기술개발에 쏟는 열정 또한 남다르다. 먼저 이 회사의 기술개발 비전은 「3S」로 요약된다. 서비스(Service) 소프트웨어(Software) 솔루션(Solution)이다. 일반적인 네트워크장비로서는 시장성과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술력만이 전문기업으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길임을 새삼 강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부문에서 이미 네트워크 분석, 설계시스템인 「TAPS」를 개발해 출시했으며 세계에서 세번째로 금융권을 위한 미들웨어 개발에 성공해 곧 출시한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소프트웨어 전문사인 KDC소프트를 설립했습니다. 또 솔루션부문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한 산, 학, 연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국산화를 위한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비동기전송방식(ATM) 에지스위치를 개발한 데 이어 올해 무선 근거리통신망(LAN)시스템, ATM 게이트웨이, 원격지접속서버(RAS)장비 등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서비스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TPK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TPK교육이란 네트워킹 전문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KDC에 입사한 모든 직원들은 입사후 이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할 만큼 사원교육에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IMF를 이겨 나가는 것은 무엇보다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입니다. 특히 전문기업에서 인력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김 사장의 어조는 사뭇 강경하다. 이같은 노력으로 이 회사는 지난 96년 코스닥 등록 이후 최악의 경기라고 예상되는 올 10월경 주식시장에 등록할 예정이다.

『차입경영을 배제하고 전문기업으로 한우물만 판다면 제 아무리 IMF라 하더라도 문제 될 게 없습니다.』 26년 동안 쌓아온 기술을 조심스럽게 내보이는 김 사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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