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錫煥
86∼94년 문화방송 근무
93년 한일PC통신포럼 참석
94∼96년 두산수퍼네트워크 근무
95∼96년 케이블TV방송협회 기술분과 PP기술위원
97년∼현재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 기술관리팀장
디지털방송은 유럽의 DVB(Digital Video Broadcasting)규격과 미국 FCC의 ATV(Advanced TV)규격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4대 방송사인 ABC, CBS, NBC, 폭스TV는 디지털 지상파TV(DTV)방식을 확정하고 연내 본격적인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2월 지상파방송을 오는 2001년부터 단계적으로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오는 99년 말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중심으로 학계, 연구계, 방송사, 산업계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TV송신장비, TV수상기, FM송신장비 등 관련장비를 국산화하고 2000년 한해 동안 시험방송 후 2001년부터 정규방송을 개시, 2010년까지는 국내 TV와 FM방송을 전면 디지털로 바꾸게 된다. 특히 디지털 지상파 방송개발을 위한 「지상파 디지털방송 추진위원회」가 지난해 3월 28일 구성돼 디지털화를 위한 국내 표준방식과 전환계획을 수립했는데 국내 표준안은 미국의 ATV가 만든 표준안과 동일한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분야에서는 디지털화를 위해 많은 연구와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나 송신방식 못지 않게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의 디지털 전환계획과 관련산업의 육성에 좀 더 폭넓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많은 방송 관련회사가 디지털방송을 위한 설비를 도입하고 있으나 대부분 디지털장비를 도입, 디지털의 장점인 고품질화만 강조하고 있고 본래 디지털의 장점인 다채널화, 고기능화와 미디어의 2차 상품화 개발이 손쉽다는 점에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방송은 영상신호의 처리, 제작과정의 디지털화뿐 아니라 전송과정, 방식을 포함한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함은 물론 워크플로 자체도 디지털화에 알맞게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방식과 관련, 미국 ATV 규격 중 주목할 점은 기존 TV에서 사용중인 비월주사(Interlaced)와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순차주사(Progressive)방식으로 나뉘어 있어 컴퓨터와 TV의 융합에 장애가 되어 왔으나 MS, 컴팩, 인텔 등 컴퓨터업계의 지지에 힘입어 순차주사와 비월주사 등 두 방식을 모두 채택, 방송사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정에서 인터넷 등 PC용 콘텐츠와 각종 정보는 물론 TV방송까지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또 컴퓨터산업의 발달로 대용량 비디오 저장장치 및 MPEG 등 압축기법과 비디오 전송을 위한 광채널 등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이 대거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반기술을 응용한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의 디지털영상 편집장비(Non Linear)와 대용량 저장, 송출이 가능한 비디오 서버가 등장해 기존의 아날로그 편집에서 맛볼 수 없었던 다양한 화면효과와 작업효율의 극대화를 가져오고 있다.
게다가 한반도 상공에 떠있는 아시아샛, 팬암샛 등의 위성을 통해 보내지는 CNN, BBC 등을 손쉽게 볼 수 있으며 인터넷을 이용해 세계 주요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동영상서비스와 함께 실시간으로 검색이 가능케 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방송기술은 21세기 디지털시대를 맞아 압축기법을 활용한 미디어의 확산으로 통신, 컴퓨터, 방송의 융합화(C&C&B)가 가속화할 것이며 복합기능을 갖는 단일 미디어로 방송이 국제화, 다채널화할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아날로그에서 구현할 수 없는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시말해 사용자(시청자)가 어느곳에 있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원격교육, 영상회의 등을 가능케 하는 유, 무선 및 위성을 이용한 초고속 통신망과 인터넷의 보급이 확산되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한 전화, FAX 등의 보급과 더불어 인터넷방송과 기존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중계해주는 웹TV 등 새로운 방송형태의 보급과 기존 TV방송의 수직귀선기간(VBI:Vertical Blanking Interval)을 이용한 데이터방송 서비스의 개발이 확산되고 있고,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만을 선택해 볼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 NOD(News On Demand) 등 맞춤방송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 미국의 MS와 일본의 소니가 PC 및 오디오, 비디오기술을 결합해 가정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는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한 단계 앞당기는 계기가 되리라 여겨지며 방송, 통신, 컴퓨터의 융합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데이터방송은 TV영상신호의 수직귀선기간에 정보를 다중화해 전송하거나 별도의 채널을 이용해 일반TV나 PC 보유자를 위한 문자정보, 정지영상, 상품정보, 프로그램 관련 데이터(EPG:Electronic Program Guide) 등의 멀티미디어 내용을 제공하는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다.
방송사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뉴스, 결과를 알고 싶은 스포츠 경기, 실시간 자료가 필요한 증권시황, 미리 알고 싶은 기상, 교통정보 등의 속보성 내용과 상품정보 제공 등을 통한 통신판매, 프로그램 안내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수신기에 푸시형으로 항상 새로운 정보를 보내주어 필요한 정보를 간단히 검색하도록 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방송은 기존 지상파, 케이블, 위성방송사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수단과 디지털방송 시대에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방송은 서비스 측면에서는 TV 기반의 서비스와 PC 기반의 서비스로 나뉘며 시스템 구성은 크게 방송국의 송출설비와 수신자측의 수신기, 콘텐츠를 제작, 가공 또는 사용자의 요구에 응답,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서버로 구성된다. TV 보유자를 위한 서비스로 일반적으로 웹TV를 생각할 수 있으나 본격적인 데이터방송 형태는 일본의 인터텍스트(약칭 IT)서비스를 들 수 있다.
IT서비스는 96년 10월부터 동경TV에서 실시한 방송전파와 전화회선을 이용한 양방향 서비스로, TV영상신호의 수직귀선기간에 정보를 다중화해 전송하고 시청자는 응답정보를 전화회선을 이용해 TV 리모컨을 조작하면서 퀴즈, 통신판매 프로그램의 상품구입 신청, 설문 및 여론조사 등에 참여할 수 있다.
PC 기반의 서비스로 국내에서는 97년부터 MBC가 실시중인 인터캐스팅(Intercasting)방송과 지난해 2월부터 아리랑TV가 실시중인 캡션 및 문자방송서비스가 있다. 일본에는 97년 7월부터 TBS가 서비스중인 비트캐스트(bitcast), 96년 10월부터 아사히TV가 서비스중인 ADAMS가 있는데 대부분 인터넷과 동일한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 형식의 데이터를 취급하는 서비스 체계다.
따라서 기존의 문자방송과 달리 플랫폼이 고정된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이를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어 콘텐츠의 이용을 여러 형태로 손쉽게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수신보드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단점을 보완, 범용 수신보드에 뷰어용 SW만 설치하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방송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개발되고 있다. MS사와 인텔이 협력, MS의 차기 OS에 이를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데이터방송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방송은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누구나 수신한 콘텐츠를 무료 또는 한정된 가입자에 한해 전송시킬 수 있다. 또 인터넷과 달리 여러 이용자가 동시에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방송송출에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특히 전파가 도달하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정보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누구나 손쉽게 다양한 정보를 TV를 시청하면서 즐길 수 있으며 기존 인터넷보다 이용이 훨씬 간편해 정보이용을 촉진시킨다. 게다가 정보를 PC에 저장, 과거의 내용검색이 가능하며 서비스 측면에서도 인터넷과 달리 특정한 내용만을 선별해 보내줄 수 있다.
무엇보다 트래픽의 한계에 접하지 않으면서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VBI방식 데이터방송의 경우 주사선 1개를 이용, 약 36바이트 이내의 정보를 전송하는 탓에 서비스의 질이나 다양성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내용을 필요로 하지 다양한 화면효과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데이터방송과 디지털방송이라는 측면에서의 방송시스템 환경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데이터방송이야말로 디지털방송 도입의 본래 목적을 충족시켜 방송, 통신, 컴퓨터의 융합화에 대비함은 물론 부가가치 창출로 경영혁신에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방송시스템의 구성을 기존의 단순 HW적인 디지털장비 조합이 아니라 워크플로를 개선시켜 부가가치 창출이 손쉽도록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미디어간의 융합화로 멀티미디어 정보를 통합, 종합 디지털방송(ISDB:Integrated Service Digital Broadcasting)의 중요 기술 기반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국내에서 케이블TV업계를 중심으로 케이블TV망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 전송매체로 부각되고 있는 케이블TV의 지역케이블TV방송사(SO)의 경우 단순히 망임대 서비스 차원에서 벗어나 CP(Content Provider)로서 참여, 지역정보화사업과 연계해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하므로 SO 경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역 내 행정부처, 학계, 산업계 등을 연계한 지역정보화센터의 구축으로 지역에서 발생되는 여러 종류의 콘텐츠를 자주채널 또는 VBI라인(Line)을 이용한 데이터방송을 실시할 경우 부가가치 창출 및 가입자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지역정보화센터가 구축된 케이블TV 지역방송사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또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서비스망이 구축돼 케이블TV산업에 활력소가 되리라 여겨진다.
미국의 차세대 TV규격 위원회(ATSC) 산하의 DASE(DigitalTV Application Software Environment)에서도 다양한 부가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TV용 응용 소프트웨어들이 어떤 종류의 디지털TV 수상기에 적용되더라도 상호 호환성을 갖도록 하는 환경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디지털방송 실시에 앞서 데이터방송 등 미디어 서비스의 국내 정착을 위한 관련기술과 법령제정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방송을 위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방송 관련사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관련업체 등이 참여해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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