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서울대 전기공학부 박영준 교수

『제가 「베스트 티처」라니 말도 안됩니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난 3월 서울대 전기공학부 졸업생 1백79명이 51명의 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베스트 티처(Best Teacher)」 투표에서 「최고의 교수」로 뽑힌 박영준 교수(46)는 인터뷰가 거북하다며 한사코 화제를 돌린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반도체 소자 및 회로기술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 교수는 지난 88년 부임해 올해로 10년째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명강의로 인기가 높은 그의 교육철학은 「교수의 가치관과 지식수준으로 학생들을 정형화시키지 말자」는 것.

미래의 주역이 될 젊은이들에게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교수의 눈높이와 잣대를 고집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설계적 개념에서의 교육」이 되야 한다는 것도 그의 지론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푸는 데는 세계 1등이면서도 거꾸로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은 이류에 머물고 있다는 것.

쉬운 예를 들자면 2+3이 얼마인가는 알면서도 「5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5는 왜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결국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박 교수는 강조한다.

미국유학을 마치고 고속 바이폴라 기술로 유명한 IBM의 이스트 피스킬(East Fisgkill)연구소와 LG반도체 안양연구소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는 그의 수업은 강의실과 산업현장을 연결시켜 「살아있는 교육」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학과 산업계가 단순히 연구비를 주고 결과를 발표하는 관계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대학은 회사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해주고 회사는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이른바 멘토십(Mentorship)이 필요합니다.』

바람직한 산­학 협동에 대한 그의 시각은 확고하다. 대학이든 국책연구소든 지식창출이 국부(國富)로 연결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로, 소프트웨어, 알고리듬 등 핵심적 반도체기술을 응용해 전자, 통신, 의료, 멀티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적의 하부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박 교수는 말한다.

앞으로도 그는 학생들이 시야를 더 넓은 세계로 돌려 지구촌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학생을 위한 수업, 국가를 위한 연구, 세계를 위한 문화창조」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21세기 교육현장에 대한 그의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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