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1] 코스 모브리지

『전세계를 우리 인터넷폰 시스템으로 연결하겠습니다』

외국제품 일색인 인터넷폰 시스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코스모브리지(대표 최찬규) 가족들의 포부다.

인터넷폰은 국내외의 이용자를 인터넷망을 이용해 연결,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는 국제전화서비스. 한국통신, 나래이동통신, 아이네트 등 10여개의 업체가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 상반기중으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코스모브리지는 인터넷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 공급하는 업체다. 이미 지난 3월 한국무역정보통신에 E1(2Mbps) 2회선 규모의 인터넷폰 게이트웨이 「KTG 2000」을 공급했으며 캐나다의 KTL사에는 20만달러 어치의 인터넷폰 시스템을 수출했다. 이외에 사이판의 소프트랜드, 홍콩의 오리엔탈텔레콤 등에도 약 2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국내 기업들은 제품의 성능이나 사양,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인지도 높은 외국 제품을 고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많지요』 코스모브리지 최찬규 사장의 말이다.

최사장은 『국내 업체에게는 장비의 성능검증을 위해 수백 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요구하면서도 해외 업체라면 망설임 없이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는 게 국내 대기업의 행태』라고 꼬집는다.

최사장이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인터넷폰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초. 보컬텍 인터넷폰 소프트웨어의 국내 공급을 맡고 있던 최사장은 지나치게 외국시장에만 의존하는 국내 실정을 개탄, 직접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혼자서 웹사이트를 뒤져가며 관련 기술을 찾고 있던 중 만난 사람이 바로 제주대 통신공학과 임재윤 교수다. 그는 임 교수를 설득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인터넷폰 게이트웨이를 만들기로 했다.

임 교수의 지휘아래 개발 실무를 맡은 사람은 모두 제주대 재학생들. 이들은 모두 현재 코스모브리지 개발실의 핵심 멤버가 됐다.

무모하리만치 저돌적이었던 그들의 개발 노력은 약 1년 8개월만인 지난해 11월 빛을 봤다. 코스모브리지가 개발한 「KTG 2000」은 일반 펜티엄급 PC에 DSP 보드와 네트워크, 텔레포니 보드를 함께 장착해 처리속도가 빠르고 대용량으로의 확장이 쉬운 것이 특징. 또 T1과 E1, ISDN PRI, 아날로그 등 다양한 회선을 지원하며 복스웨어의 RT24 코덱(CODEC)을 내장, 압축률을 높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자금력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외국기업과 맞대응을 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최사장은 직접 맞대응을 하는 대신 대용량, 풀패키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 공중통신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을 공략, 과금과 네트워크 관리까지 모든 기술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과금과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의 개발까지 완료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코스모브리지는 오는 6월까지 H.323 표준을 지원하는 「KTG3000」 시스템을 개발하고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 등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또 서버당 지원하는 용량도 E1 8회선(2백40채널)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사장은 올 한해동안 올린 매출은 전액 재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코스모브리지가 예상하는 올해 매출 규모는 약 2백만 달러.

코스모브리지의 제품을 채택한 세계 주요국가를 잇는 「국제인터넷망」이 구축되면 매출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최사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코스모브리지인의 뜨거운 정열이 있기 때문이다.

<장윤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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