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40대 벤처창업자 늘고 있다

「벤처기업」하면 20대나 30대 초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래서 40대가 넘어 벤처기업을 한다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우려섞인 목소리와 함께 이를 말리려는 경향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 40대 스스로도 사업 성패에 따른 위험 부담으로 젊은이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다.

최근 IMF한파로 40대 이후에 직장을 그만 둔 나이 많은 실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적지 않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재취업의 기회가 젊은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일반 사무직에서 근무한 사람들은 전문기술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마냥 놀 수도 없는 실정이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기회만 엿보는 사람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러나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함께 많은 인맥, 노련한 경험 등을 살린다면 벤처기업에 도전해 볼 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최근 직장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을 살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40대 원로 벤처사업가가 다수 등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대전자에서 13년간 연구개발업무에 종사해오던 노창현씨(43)는 지난 1월에 퇴직금을 모두 털어 씨엔에스정보기술이라는 소프트웨어회사를 설립, 주위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1, 2개월만 기다려도 명예퇴직자로 분류, 몇천만원의 퇴직금을 더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서두른 것은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복지행정프로그램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됐고 사업성도 높다는 판단 때문.

유일하게 전국 2백49개 시, 군, 구청에 모두 설치돼 있는 사회복지과가 관할지역 후생복지관련 민원 및 지원활동을 수작업으로 처리,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데 착안해 개발한 복지행정프로그램이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 그는 창업을 결심한 것이다.

시너지컨설팅의 고상기 사장(52) 역시 직장을 과감히 던져 버리고 창업의 꿈을 실현한 사람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현대중공업(당시 현대조선)에 입사해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이후 대한전선으로 옮겨 10년간 전산실에서 근무하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로 옮겨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등 컴퓨터 관련업종에서 한 길을 걸어왔다.

고 사장은 소프트웨어산업협회 사무국장 시절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 소프트웨어 카피라이터, 리서치 6개월 과정을 밟으면서 국내에서도 정보산업계 인재를 소개해주는 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 창업에 도전장을 냈다.

대학 졸업 후 30년 가까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한 「정보산업 인재정보센터」가 바로 그것. 이 센터에서는 인터넷 취업정보인 「신바람 일터」 웹사이트 등을 개설,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최근 대규모 실직사태가 벌어지면서 하반기부터는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까치라인의 유경석 사장(46)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부동산업소의 인쇄물을 제작해오다 아이디어를 얻어 인터넷으로 부동산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해 성공한 경우이고, IP업체인 한별정보통신의 곽노성 사장(51)도 늦깎이로 700서비스 분야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터전을 마련하는 등 수많은 원로 벤처기업가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꿋꿋이 수위자리에 오르고 있다.

창업 컨설팅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40대 이후에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다년간 쌓아온 경험을 살리면 젊은 벤처기업인보다 성공할 확율이 그만큼 높으며 확실한 준비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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