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전자 이상완 전무

『지난 1년 6개월 이상을 끌어온 일본 SEL사(반도체에너지연구소)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관련 특허소송에서 승소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삼성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업체들의 소송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96년 10월 일본의 특허 라이센싱 업체인 SEL사는 삼성전자 측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특허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미국 버지니아동부연방법원은 특허등록시 SEL사의 정보공개의무 위반을 주장한 삼성전자 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삼성에 대한 최종 승소판결을 내렸다.

삼성전자 AM-LCD사업부 이상완 전무는 『이번 특허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1천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여 적극적으로 대처,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면서 『처음 제기된 특허소송에서 승소함으로써 다른 업체들의 특허 제기가 아무래도 적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특허소송 승소로 삼성전자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 전무는 개인적으로 국내 TFT LCD산업의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제31회 과학의 날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TFT LCD의 가격하락으로 하루하루를 근심속에서 보내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외에서 잇따른 낭보로 이 전무는 다시 기운을 되찾고 있다. 반도체출신의 이 전무는 초창기부터 TFT LCD사업을 맡아 삼성전자를 지난해 세계 제4위의 TFT LCD업체로 끌어올린 주역.

삼성전자는 일본업체들의 견제를 뚫고 지난해 7억2천만달러의 매출을 달성, 일본 DTI, 샤프, NEC사 등에 이어 당당히 세계 제 4위의 업체로 자리잡았다.

이 전무는 공급과잉으로 지난해부터 가격하락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TFT LCD시장이 최근 들어 다시 되살아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들어서 가격하락에 힘입어 TFT LCD가 STN LCD를 대체하고 있는데다 12.1인치에서 13.3인치로 화면 대형화와 함께 업체들의 설비투자 중단 등으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TFT LCD의 수요가 데스크톱 모니터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도 TFT LCD시장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는 것.

따라서 이 전무는 『부품 등 연관산업을 수직계열화해 일본 의존도를 줄였고 특히 최상의 설비를 갖춤으로써 경쟁업체들보다 오히려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기흥 1 ,2라인과 천안 3라인을 라인별로 특화,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지난해보다 30% 가량 신장한 1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IMF의 한파로 새로운 투자를 동결하고 있지만 일본업체와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연구개발 부문에는 꾸준히 투자해 나갈 방침이다. 연구인력 3백명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도 1백50억원을 투자, 연구인력의 확충과 기초기술 개발에 활발한 연구를 벌여 나가고 있다. 이 전무는 『우리의 취약한 기술인 액정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켄터키대에 10만 달러를 기부, 우리의 젊은 연구인력을 연수시키는 등 기초투자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전무는 『일본업체에 이어 자본과 시장을 갖고 있는 대만마저 LCD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TFT LCD산업을 살리기 위해선 현재 전, 후방산업이 뒤따라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철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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