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 정보통신기기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크게 축소한 주요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이의 집행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덕산업, 대덕전기, 새한전자, 삼성전기, LG전자 등 주요 PCB업체들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어든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했는데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국내 전자, 정보통신기기 시장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이를 더욱 축소하거나 투자집행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덕전자의 경우 4백12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던 지난해에 비해 70% 정도 줄어든 1백억원 상당의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했으나 국내 전자, 정보통신기기 시장 경기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를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대덕전자 김희경 이사는 『노후설비 교체 명목으로 1백억원 상당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기존 설비의 개보수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당초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대덕산업도 올해 약 54억원을 투입해 노후설비를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국내 PCB 수요가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이를 25억원 정도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대덕산업은 지난해 60억원 상당의 설비투자를 실시했다.
새한전자도 올해 15억원을 투입해 산업용 PCB의 생산설비를 확충할 계획이었으나 최근들어 국내 산업용 PCB수요가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이의 집행 여부를 신중히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PCB 전문업체들이 올해 설비투자 계획의 집행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는 것과마찬가지로 삼성전기, LG전자 등 대형 PCB업체들도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크게 축소해 놓고 있다.
삼성전기는 신축중인 조치원 제2공장을 당초 계획보다 크게 축소하는 대신 기존 설비의 라인 정비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비투자를 실시키로 했으며 LG전자도 지난해 투자 규모 1백96억원보다 다소 줄어든 1백80억원 상당의 설비투자 계획을 올해 잡아 놓고있으나 이 또한 시장 여건을 보아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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