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위성 발사와 위성방송 실시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사업이 시장이 개화하기도 전에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시장은 지난해 8월 이후 위성과외방송 실시와 교단선진화사업으로 반짝경기를 누렸으나 올들어서면서 거의 수요가 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제품 생산을 중단한 채 재고 소진에만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그나마 재고가 소진되고 나면 내수용 제품 생산을 포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사업에는 지난 96년부터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전자, 아남전자, 대륭정밀, 건인, 우영 등 7개사가 의욕적으로 진출했으나 2년도 채 안된 현재에는 LG전자, 아남전자 그리고 KBS가 공동으로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를 개발하고 뒤늦게 뛰어든 한국프로칩스 등 3사만이 의욕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건인의 경우 부도로 이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삼성전자, 현대전자, 대륭정밀, 우영 등은 수요부진을 이유로 국내용 제품에 한해 당분간 사업 보류 또는 포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96년에 국회에 계류된 통합방송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다수 채널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아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의 수요가 대중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KBS와 EBS가 각각 2개 채널씩 총 4개 채널에서 디지털 위성방송을 실시하고 있을 뿐이며 그나마 프로그램도 과외방송과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의 재방영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과외특수와 교단선진화사업 때문에 지난 하반기에만 7천2백만대 가량의 시장이 형성됐으나 이 수요도 삽시간에 바닥이 나버렸으며 이제는 중국 연변지역 교포들이 국내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구입하는 물량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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