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방송 부가서비스 시대 (1);프롤로그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정보통신업계 뿐만 아니라 방송계에도 심상치않은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단지 안방에 영상 프로그램을 전송하는 매체로만 여겨졌던 케이블TV망을 활용해 고속 인터넷망에 접속하거나 전화를 거는 일이 가능해졌으며 낙후된 전송매체로 폄하되곤 했던 중계유선망을 통해서도 인터넷이나 PC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스튜디오 및 편집 시스템을 완전 디지털화한 강남 지역의 한 케이블 프로그램공급사(PP)는 방송신호와 함께 영문뉴스,프로그램 안내정보등 문자데이터를 실어보내는 데이터방송을 다음달부터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외국 방송사들만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됐던 영문 자막방송(클로즈드 캡션)을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뉴스 온 디맨드(NOD)등 사업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TV 방송사들의 부가 서비스를 향한 움직임 역시 매우 부산하다. 그동안 방송 프로그램만 전파에 실어 보냈던 지상파TV방송사들은 기존의 방송 주파수 대역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함께 실어 보내는 디지털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 인터넷 방송, 인터캐스트등 통신기술을 활용한 방송 서비스 영역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아직 맹아기에 불과하지만 인터넷방송국도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물론 방송사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국의 경우 아직은 지상파 방송 및 케이블TV등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편집, 재전송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방송의 전송 매체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만하다. 지상파방송이나 케이블TV에 비해 기업 외형은 작지만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방송국 설립 움직임도 점차 기사화되고 있다.

아직 인터넷 방송국이 제자리를 잡고 있지는 못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사용자들이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때 인터넷 방송국의 가능성이나 장기적인 비전은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점차 매체 영향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방송을 전광판방송과 함께 「유사방송」의 범주에 포함시켜 새방송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전송망 사업자들이나 통신사업자들도 케이블TV방송국(SO)들과 협력 체제를 구축,각종 부가 서비스나 통신 서비스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시내전화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은 내년 상반기중 음성 및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아래 데이콤 종합연구소, 한전등과 협력체제를 구축,케이블TV망을 활용해 대전의 종합유선방송국(SO)인 한밭케이블TV와 지역내 가입자를 대상으로 음성 및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두루넷 역시 한전,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등과 제휴해 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레인보우」 프로젝트를 올 7월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통신사업자들이 추진하고 있는 고속 인터넷 사업은 SO들과의 수익료 배분 문제를 놓고 갈등의 소지가 다분히 있지만 방송 부가 서비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업계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케이블 SO들도 방송법 개정으로 전송망 설치가 가능해지면 독자적으로 부가 서비스 사업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작년 케이블TV방송협회가 전국 52개 1차 SO를 대상으로 부가 서비스추진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업체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부가 서비스는 인터넷과 케이블전화였으며 다음으로 팩스, 방범방재, 원격검침, 원격진료, 홈뱅킹등의 순서이었다.

통신과 방송 영역을 불문하고 이제는 기존의 체제에 안주해서는 업계의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다만 누가 먼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방송 부가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것인가를 놓고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싸움과 결연한 의지가 있을 뿐이다.

<장길수,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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