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를 주축으로 하는 미국 반도체업계의 이른바 「한국 반도체산업 죽이기」 로비가 더욱 집요해지면서 한, 미 메모리 반도체 업계 사이의 불화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2차 세계반도체협의회(WSC)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한국 반도체업체의 시설확장에 활용돼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긴급 결의문 형태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중 열린 한 비공식 회의에 참석한 SIA측은 이같은 한국 반도체업계를 비난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번 SIA의 긴급 결의문 전달은 특히 지난주 한국 반도체업계가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를 통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가 지난해 생산량을 월간 3천만개로 종전의 3배로 늘리면서 세계 D램시장의 공급과잉과 가격폭락을 야기시켰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SIA에 전달한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반도체부문의 한, 미간 갈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이같은 SIA의 기습적인 결의안 발표에 대해 회의에 참석했던 한국측 대표단은 강력히 항의했으며 KSIA측도 공식적으로 항의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양국 반도체업계간 갈등은 지난해 한국이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미국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사와 SIA가 한국 반도체업계에 대한 악의적 로비를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특히 스티븐 애플턴 마이크론 회장은 대한(對韓) IMF 구제금융과 관련한 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한국 반도체업계의 무절제한 생산시설 확장이 현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 됐으며 세계적인 D램 반도체 과당공급 및 가격폭락을 조장했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 반도체산업을 계속 비난해왔다.
이같은 악성 로비에 대해 한국 반도체업계는 지난 13일 반도체 가격의 폭락에 대한 책임이 미 마이크론사에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SIA와 미 무역대표부(USTR) 등 관계기관에 전달한 바 있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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