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리콘그래픽스 조성대 사장(46)은 소탈한 성격과 친근한 웃음으로 직원들에게 「친구같은 사장님」으로 불린다. 일에는 철저하면서도 인간관계에는 너그러워 권위주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 사원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그의 부드러운 매력은 알고보면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 제로의 삶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에서 생겨난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조사장이 가장 즐기는 취미는 에어로빅.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새벽 7시부터 8시까지 헬스센터에 들러 경쾌한 음악에 맞춰 흠뻑 땀을 쏟는다.
조사장은 92년 에어로빅을 시작한 후부터 「에어로빅 예찬론자」가 됐다. 그가 지인들에게 이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많다. 우선 몸풀기 과정에서 실내를 20바퀴 정도 조깅하면서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유산소 운동인 에어로빅으로 온몸을 풀고 난 후 시원하게 샤워를 마치고 출근하면 하루일과도 에어로빅처럼 기분좋고 리듬감있게 흘러간다. 어느 운동이든 건강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하려고 들면 재미가 반감되는 법. 그런 점에서 젊은 여성들의 아름답고 우아한 동작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는 에어로빅이야말로 모티브가 확실한 운동 중 하나다.
알고 보면 조사장은 특별히 어떤 운동이 취미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고향인 강원도 영월에서 자연과 호흡하면서 자랐기 때문인지 어려서부터 겨울스포츠에는 왠만큼 자신이 있었다. 신일고등학교 시절에는 아이스하키팀에서 잠시 가드를 맡기도 할 만큼 와일드하게 운동을 즐겼다. 구기 종목도 야구 배구 농구 축구 가릴 것 없이 골고루 해봤다.
서울대 전기과 재학시절에는 한동안 록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칠 정도로 음악에 심취했었다. 지금도 음악감상은 생활의 일부다. 전에는 와일드한 록음악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클래식, 그중에서도 실내악을 자주 듣는다. 대학 2학년인 큰아들이 일렉트로닉 기타를 치고 둘째아들은 섹스폰을 불기 때문에 집에 가면 온가족이 음악에 묻혀 산다.
여행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취미인데 바쁜 회사일로 시간을 내기 힘들어 안타깝다. 85년부터 90년까지 새너제이에서 현대 아메리카의 초창기 멤버로 일할 때는 노동절 휴가 기간동안 샌프란시스코부터 록키산맥을 지나 유타주 솔트 레이크 시티까지 30시간 동안 운전을 한 적도 있었다.
요즘에는 직접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대신 「월간 내셔널 지오그라픽」이라든가 「Treasure of China」, 「Discovery of Australia」처럼 생태학과 환경분야 등 관심분야의 책을 보는 것이 또다른 취미가 됐다. 물론 직원들과 어울려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시간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앞으로 동양적인 신체수련법인 기공을 꼭 해보고 싶다는 조사장에게서 첨단 정보사회를 호흡하면서 살아갈수록 일상생활은 더욱 여유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삶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었다.
<이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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