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텔, 지역 정보화사업 깃발 올렸다

무료 PC통신을 통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키텔이 이번에는 지역정보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키텔은 강원정보통신(대표 김문환)이 지난 9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PC통신 서비스로 지역, 계층, 세대, 빈부별 격차가 없는 「아름다운 네트워크사회」를 건설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회원수는 현재 25만여명. 천리안(데이콤) 하이텔(한국PC통신) 유니텔(삼성SDS) 나우콤(나우누리) 등 유명 PC통신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확산속도와 참여열기만을 놓고 보면 상당한 수준이다. 현란한 광고와 대대적인 자본투자 없이도 3년 만에 25만명을 확보한 저력도 그렇거니와 가입자들이 직접 참여, PC통신 한마당을 꾸며가는 모습은 다른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개인게시판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예다. 키텔은 회원들이 희망할 경우 20MB 규모의 개인게시판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무료다. 개인게시판은 주인 갖고 있는 정보와 지식, 일상생활을 다른 네티즌들과 나누는 데 사용한다. 1만여개가 운영중이며 접속수 1만회를 돌파한 개인게시판도 여럿 나왔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정보취득 보다는 개인들간 정보교류에 역점을 둔 네트워크 세상을 꾸미고 있는 키텔이 최근 지역정보화의 깃발을 올렸다. 도시, 농촌, 어촌을 막론하고 지역민들이 자신이 속한 사회의 모습들을 확인하며 정보화를 통해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장을 제공하자는 원대한 포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은 지역키텔이다. 키텔이 전국에 구축하기 시작한 지역키텔은 한반도를 거미줄 네트워크로 연결, 각 지역 자치단체의 행정, 지역행사 및 지역민들의 소식 등을 서로 교환하는 도구로 사용될 예정이다.

올해초부터 시작된 지역키텔 구축사업은 현재 안양, 대구, 서산 등 30여곳을 대상으로 진행중이다. 키텔은 지역키텔을 올해말까지 50여곳 이상으로 늘일 계획이다.

지역키텔의 특징은 지역민들이 손수 만들어간다는 점. 시민, 기업, 단체 등이 나서 벽돌쌓듯 하나하나 꾸며가고 있다. 서울에 시스템본부를 두고 있는 키텔은 지원조직일 뿐이다.

키텔 운영진들은 대구지역 키텔을 대표적인 지역시민 참여 키텔로 들었다. 처음 한 대학생이 만들기 시작한 대구 지역키텔은 현재 기업체 임원, 대학교수까지 가세, 6∼7명의 운영진까지 두고 있는 명실상부한 조직으로 발전했다.

키텔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지역정보화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이달 18일경 서비스가 시작될 지장자치단체선거 종합사이트 「파워보트(power vote)」를 통해서다.

지역의 언론사들과 지역키텔, 키텔본부가 공동으로 꾸며가는 「파워보트」에는 단체장 후보들의 면면이 실리게 되며 이들간 사이버토론회는 물론 지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키텔은 이와 함께 지역정보화 사업의 일환으로 10만여개 이상의 중소기업체들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중소기업망을 전국규모로 구축할 예정이다. 기업정보화의 사각지대에 속해있는 중소기업들이 정보화의 과실을 맛볼 수 있게 한다는 게 목표다.

요즘 키텔은 국민주 PC통신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본금 30억원, 주주 10만여명의 독립기업으로 거듭 나기 위해 벌인 국민주청약 행사가 회원들의 참여로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이미 4만주 이상이 팔려나갔다.

키텔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한민족통신망의 건설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러시아 모스크바에까지 지역키텔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PC통신과 제휴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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