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전자주간98] "하이테크 꽃"이 피었습니다

IMF 이후 국내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전자부품 및 관련장비 전시회인 「일렉트로닉 위크(전자주간)98」이 14일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개막된다.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과 경연전람의 공동주최로 열리는 「전자주간」은 전자부품전과 전자생산기자재전, 전자제어계측및 인터페이스전 등 3개 전시회를 통합한 전시회로 올해 19개국 3백3개업체가 참가해 16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전자주간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개최됐던 「전자부품 및 생산장비전(KEPES)」과 「PCB 및 전자부품생산기자재전(NEPCON KOREA)」, 전자제어계측 및 인터페이스전(EMCO) 등이 통합돼 열린 것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전자부품 관련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통신기기부품을 비롯해 LCD 등 디스플레이부품과 반도체 등 각종 첨단전자부품은 물론 AV부품, 가전기기용 부품 등 다양한 부품을 망라하는 가운데 요즈음 각광받는 정보통신기기 및 관련부품의 출시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위성방송 수신용 안테나, 노트북PC용 어댑터, 2차전지, 액정표시장치, 광커넥터, 피에조 버저, 통신용 전원모듈, 통신장비용 랙 등과 무선 CCTV시스템, 위성방송 수신기 등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비분야에서는 PCB 제조장비를 비롯해 콘덴서, 트랜스 등 일반부품 제조장비, 각종 측정장비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제어계측보드 및 모듈, 개발지원용 및 검사시험장비 등 전자제어계측장비들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전자부품 관련산업을 망라하고 있는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보다 참가업체 수가 크게 감소한 반면 참가국 수는 3개국이나 늘어난 점에 비추어볼 때 오히려 지난해보다 알찬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전자부품 관련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규모면에서 통합 첫해인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전시업체 수가 1백여개나 크게 줄어들면서 전시매장 면적도 지난해보다 40% 가량 감소했다. 아무래도 IMF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중소 전자부품업체들의 참여가 적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겉치레에 신경을 써오던 행사 외적인 거품은 제거되고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내실 있는 행사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IMF로 인한 국내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기 때문에 원화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국내업체들의 수출시장 개척에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50여개 업체가 참가한 미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수출시장인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인디아 등 아시아 국가들과 불가리아, 러시아, 브라질 등 18개국에서 1백60여개 업체가 참가한 점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원화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우리업체들이 이들 해외업체들과 상담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회를 주관한 한 관계자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전자부품업체들이 직접 해외바이어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문 상황에서 이처럼 주요 국가의 바이어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 점이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소득이다』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상당한 물량을 수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취약한 국내 전자부품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전자부품의 어려움과 함께 제품개발력의 빈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IMF로 어려움을 맞고 있는 전자부품업체들이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이 작용했지만 그래도 국내 부품 관련업체들이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해 기존 제품 이외에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국내 전자부품 등 중소 전자산업이 처한 상황을 되짚어보고 특히 선진 부품업체들과 기술적 비교를 통해 가능성을 모색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일의 전자부품 전시회인 전자주간이 명실상부한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부품 전문전시회로 자리잡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무엇보다도 보여주는 전시회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참가업체들의 마케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해외바이어들의 유치와 함께 홍보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급한 국내 첨단부품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기술 면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국내 종합부품사 등 대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현재 진행중인 정부의 대기업 구조재편과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협력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부품업체들이 IMF를 극복할 수 있는 한마당의 잔치가 된 전자주간이 올해를 계기로 국내 전자부품산업을 이끌어가는 전문전시회로 자리잡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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