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네트워크장비 "인기"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속에서도 국산 네트워크장비 공급이 크게 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로 한동안 성가를 높이던 외산 통신장비들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쌍용정보통신, LG정보통신, 콤텍시스템 등이 생산하고 있는 소형 라우터, 랜스위치, 허브 등 국산 네트워크장비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국산 네트워크장비 판매실적이 올들어 현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호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반 기업체들이 IMF체제를 맞아 환율급등에 따른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고가인 외산 장비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국산제품 도입을 적극 서두르고 있는데다 국산 네트워크장비들의 성능이 국제 측정기관으로부터 기술적 우수성까지 인정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지난해 12월 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 현재까지 현대정보기술, 한국PC통신 등 PC통신업체와 인터넷 서비스회사에 국산 소형라우터 「SR-2501」을 5백여대 설치한 것을 비롯해 올들어 현재까지 모두 1천여대의 공급실적을 올렸다. 이같은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지난 한해동안 국산 소형 라우터를 5백여대밖에 공급하지 못했던 삼성전자는 올들어 연초부터 대량수요처인 일반 기업체와 관공서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현재까지 이미 지난해의 실적의 6배에 이르는 3천여대를 공급했다.

LG정보통신도 국산 통신장비의 공급확대에 힘입어 올들어 3월말까지 국산 라우터의 매출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 늘어난 1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는 특히 3월말까지 중저가 보급형 모델인 LG Netmater/s가 2백10대나 팔리는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IMF형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콤텍시스템 역시 지난해 7월 국산화한 허브, 랜스위치, 랜카드 등 「랜마스터시리즈」를 통해 올들어 매달 1백% 이상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10/1백 Mbps 랜카드제품 「X-TAL3210」 「FE-NIC」 등은 지난해 8월까지만해도 월평균 5백여대 정도 밖에 공급되지 않았으나 IMF체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이후 한달평균 8천여대의 공급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허브와 스위치 등도 올들어 두배이상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이 회사는 현재 20개인 대리점을 연말까지 6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올해 매출액중 자사가 개발한 통신장비의 비중을 40% 이상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 이전까지는 통신장비의 안정성과 신뢰성에서 무조건 외산장비가 좋다는 인식이 팽배했었으나 IMF 이후 값이 싸고 해외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국산 네트워크장비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며 『통상 통신장비의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점으로 보아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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