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를 이어주는 전송장치 모뎀. PC통신과 인터넷이 컴퓨터 초보자들에게 뛰어넘어야 하는 필수 관문으로 여겨지면서 모뎀을 구입하려는 유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우리영화 「접속」이 대학가에 채팅붐을 일으키고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는 PC게임이 잇따라 발매되면서 모뎀의 용도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사무실에서도 PC통신은 물론 인터넷과 팩시밀리의 자료 송, 수신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속도별, 모델별로 나뉘어지는 모뎀 제품군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현명한 선택이 될까. 우선 모뎀의 형태부터 결정하는 것이 순서다. 노트북 사용자라면 물론 「PCMCIA」라야 하지만 데스크톱 사용자들은 PC의 내부 슬롯에 끼워 쓰는 「내장형」과 시리얼포트 및전화접속 커넥터가 장착된 「외장형」 중 자신의 컴퓨팅 환경에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외장형은 컨트롤 패널을 통해 모뎀의 작동상태와 데이터 송, 수신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가격이 비싼게 흠이다. 이에 비해 내장형은 책상 위에 자리를 차지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하며 대중화됐다는 것이 장점이다. IMF 이후 주머니가 얇아진 일반 사용자들이라면 내장형을 권할 만하다.
모뎀구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는 전송속도. 2∼3년전만 해도 28.8kbps가 고급형이었으나 지난해부터 33.6∼56kbps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채팅이 목적이라면 33.6kbps 정도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그러나 방대한 크기의 멀티미디어 영상데이터와 인터넷 동영상 이미지, 사운드데이터, 비디오데이터 등을 실시간에 처리할 필요가 있다면 일반 전화선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최상의 속도인 56kbps가 적당하다.
56kbps 구매자가 유의해야 할 점은 세계 모뎀시장을 양분해온 록웰세미컨덕터시스템스 진영과 쓰리콤 진영이 올해부터 V.90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제정했다는 사실. 국산 모뎀제조업체들은 지난해말 록웰의 「K56플렉스」와 쓰리콤의 「X2」 방식 중 하나를 채택한 56kbps 모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대부분 V.90 규격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현재로서는 쓰리콤-US로보틱스사의 제품만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형편이다. 그러나 국내 통신환경이 회선이나 교환기 등의 미흡으로 아직 56kbps의 서비스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속도가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모델을 결정하는 일. 현재 시중에는 쓰리콤-US로보틱스, 로크웰코리아, 자네트, 맥시스템, PC라운드, 가산전자, 새롬기술, 제이씨현시스템, 저콤, 콤텍시스템 등 10여개 업체의 모뎀이 나와 있다. 이중 시장점유율로 보면 쓰리콤-US로보틱스와 자네트가 수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번들로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팩스, 인터넷폰 등의 부가적인 기능 정도가 드러나는 차이점일 뿐 대부분의 모델이 기능적인 부분에 있어서 유사하다. 가격은 33.6kbps가 4만8천∼5만원, 56kbps의 경우 8만∼9만원 선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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