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콤소프트웨어(대표 박승진)는 게임 개발사이면서도 드물게 유통시장에까지 직접 참여,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지난 93년부터 게임시장에 참여해 주로 성인용 PC게임 개발에 주력하던 애니콤은 작년말부터 전국 대리점망 구축에 나서 현재 전국 40여개 대리점에 자사 및 대만 업체의 제품 10여종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개발사는 개발만 해야한다는 주위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애니콤이 직판체제를 구축하게 된 것은 유통업체의 잦은 부도와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자금유통이 크게 경색돼 이를 직접 타개해 보자는 박 사장의 판단 때문이었다.
『좋은 게임이 바로 판매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우리 회사가 개발해 오던 성인용 게임은 서울 및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잘 판매돼 직접 판매하는 것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3개월간 영업직원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리점망을 구축해 현재는 상당히 안정됐습니다.』
박 사장은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고 대리점에 직접 제품을 공급함에 따라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고 대리점도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확보할 수 있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자금회전율도 상당히 높아졌고 80%이상이 현금결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총판사만을 바라보고 결재일만 기다리던 기존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이다.
애니콤은 타스시스템이 현재 개발중인 PC게임 「블랙위도우」에 대한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취급품목을 다양화해 직판체제를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애니콤이 보유하고 있는 프로그래밍 원천기술을 대만업체가 기획하고 있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에 적용하는 내용의 협력계약을 대만 K사와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개발인력을 보강, 새로운 게임에 대한 구상에 들어 갔으며 액정게임기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가장 이상적인 게임시장의 구도는 개발사, 유통사, 대기업간의 역할분담이 확실하게 구분돼 각자의 분야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같은 구도라면 개발사가 굳이 유통에까지 참여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국내 게임시장 구도는 이같은 역할분담이 아직까지 정착돼 있지 않아 개발사는 물론, 유통사들도 위험부담이 상당히 높은 실정입니다. 애니콤이 유통에까지 직접 뛰어 든 것도 이같은 이유입니다.』
박 사장은 중소 개발사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자본 및 마케팅 능력, 유통사의 안정적인 유통구조라는 3박자가 갖추어져야만 게임산업이 보다 발전할 수 있다며 국내 게임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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