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민(林承民)
89년 고려대 전자공학과 졸업
91년 고려대 전자공학과 석사
91∼96년 현대전자 정보통신연구소
97년 현대정보기술
97년 11월∼현재 새한정보시스템 책임연구원
요즘 mp3라는 용어가 신문 지상에 자주 오르내리는걸 보면 mp3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 같다. 인터넷이나 PC 통신을 통해 양질의 음악을 즐기고 싶어하는 네티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mp3는 오디오 데이터 코딩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오디오 파일 포맷(파일 확장자 mp3)으로 기존 데이터를 음질 저하없이 12분의 1 정도로 압축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제한된 전송 선로를 사용해서 오디오 파일을 주고 받는데 안성맞춤이다. 그런 만큼 요즘 음악을 사랑하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그 인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국내 PC 통신에서의 mp3파일 삭제 사건은 mp3와 관련된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mp3를 이용하면 이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mp3 파일로 만들어 PC에 자기만의 앨범을 만들고 mp3 파일을 연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신의 PC를 오디오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 콘텐츠 사업도 가능하다. 국내에도 유료로 mp3형식의 음악 파일을 제공하는 곳이 많이 생겨났으며 외국어 회화 학습 자료를 mp3로 제공하는 웹 사이트도 등장했다. 또 한 방송국에서는 자사의 웹 사이트에 한 주의 인기 가요를 mp3 파일로 제공할 예정이기도 하다.
새한정보시스템에서는 mp3 파일을 연주할 수 있는 포터블 mp3 플레이어를 개발, 판매하여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mp3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mp3는 MPEG 레이어(Layer)3를 의미하는 것으로 MPEG 기술의 오디오 부분 가운데 하나이다. MPEG(Moving Picture Expert Group)은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동영상과 음향의 압축 및 다중화에 대한 표준화를 위해 구성한 연구그룹으로 현재까지 MPEG1부터 시작하여 점점 증가되고 있는 멀티미디어 데이터 압축 표준에 대한 새로운 필요성으로 인해 MPEG2를 거쳐 객체 지향 멀티미디어 통신을 위한 MPEG4가 발표되었으며 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처음에 표준화된 MPEG1은 동영상과 오디오를 디지털 저장 장치에 최대 1.5Mbps로 압축, 저장하기 위한 코딩 기술로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하나인 오디오 부분에는 3가지의 오디오 코딩 기법이 정의되어 있으며 이를 각각 레이어1, 레이어2, 레이어3라고 부른다.
각 레이어는 계층적으로 하향 호환성이 있으며 레이어가 올라 갈수록 인코더의 복잡도와 함께 압축 성능도 증가한다. MPEG1과 MPEG2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오디오 코딩 기법을 사용하며 단지 MPEG2에서는 제한된 대역폭의 전송을 위해 16, 22.05, 24㎑와 같이 낮은 샘플링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됐고 서라운드 사운드와 다중 언어를 위해 채널이 확장된 것이 MPEG1과 다르다.
mp3의 응용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ISDN 망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CD 수준의 음악을 즐길 수도 있고 위성을 이용한 디지털 오디오 방송에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한 실시간 AOD(주문형 오디오)도 가능하다. 실례로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열렸던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독일의 사설 방송국에서 성공적으로 레이어3 코덱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CD나 카세트 테이프 판매가 아닌 새로운 음악 판매 방식에 적용하여 인터넷이나 PC 통신을 통해 mp3 포맷으로 제공되는 음악 파일을 곡 단위로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이들 mp3 파일은 나름대로 독자적인 암호화 기법을 사용해 불법 복제의 위험을 방지해 놓았다. 그 외에도 인터넷 라디오 등에 응용되기도 한다.
MPEG의 오디오 레이어들은 인식 코딩이라고 하는 동일한 코딩 기법을 사용한다. 이것은 사람의 청감 모델을 분석, 적용한 기법으로 마스킹 효과라고 하는 사람 귀의 둔감함을 이용한 일종의 트릭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귀는 보통 20㎐에서 20㎑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를 가청 주파수라고 한다.
각 주파수 범위마다 청각의 민감성이 달라진다. 특히 2㎑에서 5㎑의 대역에서 가장 민감한 것으로 연구되어 있다.
마스킹 효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태양을 바라볼 때 그 위로 새가 지나간다면 그 사람은 태양의 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날아가는 새를 보지 못하게 된다. 사람의 귀도 마찬가지로 강력한 음을 듣고 있을 때에는 약한 음은 들리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이 피아노 연주를 듣는다고 하자. 연주가가 피아노를 치지 않을 때에는 피아노의 현에서 울리는 여음을 들을 수 있지만 피아노 건반을 다시 치는 순간 사람들은 그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다. 이는 여음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그 음이 건반을 칠 때 나는 소리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즉 큰 음에 의해 어떤 임계값 이하의 작은 음이 가려진(마스킹)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주파수 마스킹 효과라고 하며 주파수 대역에 따라 마스킹되는 음의 임계값도 달라진다. 귀에 민감한 부분에서는 마스킹되는 음의 임계값이 작게 되며 둔감한 부분은 큰 마스킹 임계값을 갖게 된다.
마스킹 효과에는 주파수 마스킹과 더불어 시간적(Temporal) 마스킹이 있다. 이는 어떤 큰 소리를 듣고 난 후에 이보다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기까지 일정한 지연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60㏈의 소리를 5㎳동안 들려준 후 연속해서 40㏈의 소리를 들려줄 경우 약 5㎳ 이후에야 그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지연 시간 역시 주파수 대역에 따라 다른 값을 갖게 된다.
mp3는 이러한 사람의 청각 심리 모델을 이용해서 주파수 대역에 따라 양자화에 의해 발생되는 양자화 잡음을 마스킹 임계값과 지연 시간 내에서 허용토록 하여 오디오 데이타의 비트율을 감소시킴으로써 음질의 손실 없이 압축할 수 있게 한다. 이 외에 디지털 데이터의 통계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비트의 중복을 없애는 리던던시 리덕션(Redundancy Reduction), 주어진 압축율로는 압축할 수 없는 부분을 위한 비트 리저버 버퍼링(Bit Reservoir Buffering) 등과 같은 기법을 병행하여 음질 및 압축율 향상 효과를 얻는다.
오디오 입력은 32개의 필터 뱅크를 통해 32개의 주파수 대역으로 분할되며 각 주파수 대역마다 인접한 주파수 대역의 성분에 의한 마스킹 영향을 계산해서 마스킹 임계값 이상의 신호에 대해서만 양자화 비트를 할당하게 된다. 이때 양자화에 의한 잡음이 주어진 주파수 대역에서 마스킹 임계값 이하가 되도록 양자화 비트를 할당하게 되며 이를 mp3 포맷에 맞도록 출력하게 된다.
그럼 mp3의 압축율과 음질은 어느 정도나 될까. mp3는 음질에 따라 최대 96:1(전화 수준)부터 12:1(CD 수준)의 압축까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오디오 CD에 적용되는 데이터는 44.1㎑의 샘플링 주파수와 16bit의 양자화 비트(bit)를 사용한 스테레오 데이터로써 분당 약 10MB의 데이터 양을 갖는데 이를 mp3 코딩 기법을 이용하면 음질의 손실 없이 분당 약 9백80kB의 크기로 압축할 수 있다. 따라서 mp3 파일로 CD를 제작할 경우 CD 한 장에 오디오 CD 12장 분량을 담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음질 면에 있어서도 mp3는 신뢰할만 하다. ISO/IEC에서는 개발하는 오디오 시스템의 성능 평가를 위해 시험 방법을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청취자는 원음, mp3, 원음과 mp3음이 수시로 바뀌는 음 등 세가지 테스트 음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반복 청취하도록 하고 청취 때마다 음질을 평가하는 방법을 취하도록 한다. 이 결과 청취자 대부분이 원음과 mp3음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다. 그만큼 mp3의 음질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mp3 외에도 현재 사운드VQ나 리얼오디오 등과 같은 오디오 압축 포맷이 사용되고 있으나 표준화된 기술이 아니며 그 응용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음의 충실도와 압축율 면에서 mp3를 능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mp3 파일을 컴퓨터에서 즐기려면 사운드 카드와 스피커, 그리고 윈앰프(WinAmp)나 윈플레이(winplay) 등과 같은 mp3 플레이어가 필요하며 인터넷이나 PC 통신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mp3 파일 역시 인터넷이나 PC 통신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원하면 l3enc나 MP3 프로듀서(Producer)와 같은 인코더 프로그램을 구해서 직접 mp3 파일을 제작할 수 있다. 그 외에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는 응용 프로그램들도 많이 구할 수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 http://www.mp3bench.com에 들어가면 각종 mp3 플레이어와 인코더를 비교, 분석한 자료를 얻을 수 있으며 http://www.mp3.com에서는 최신 mp3 관련 동향과 기술을 파악할 수 있다.
mp3는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가장 뛰어난 성능의 표준화된 오디오 데이터 압축 기술로서 이를 응용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며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방송 시대에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 틀림없다. 또한 홈쇼핑과 전자 상거래의 급속한 확산에 의해 집에서도 어제 발표된 신곡이나 강의 자료, 외국어 회화 파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곧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mp3의 응용 기술뿐만 아니라 법과 제도에 대한 연구와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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