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반도체산업 전체가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업체와 재료업체간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IMF사태 이후 국내 소자업체들의 반도체 설비투자 축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장비업계다. 반도체3사가 공장 신, 증설 계획을 유보하고 발주한 장비의 인수를 미루거나 심지어 취소하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자 국내 장비업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하지만 재료업계의 처지는 이와 사뭇 다르다. 반도체 재료의 경우 소자 생산량에 따라 그 수요가 좌우되기 때문에 최근의 설비투자 축소와는 거의 무관한데다 국내 반도체 생산량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불황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재료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즉 같은 반도체 관련산업인데도 명암이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장비와 재료업계간 명암차이는 올해 매출예상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V, A, K, H社 등 유력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들은 『올해 매출의 경우 당초 목표대비는 말할 것도 없이 전년 실적보다도 30∼50% 이상 줄어들 것이 확실하며 자칫하면 한대의 장비도 납품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며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재료업체들의 올해 매출예상은 큰 변화가 없으며 본딩와이어 및 리드프레임을 주력 생산하는 M사 및 S사의 최근 매출은 오히려 전년대비 20∼30% 정도씩 늘어나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엇갈리는 입장차이는 최근 반도체산업협회가 발표한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및 재료 시장전망 결과를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올해 국내 장비시장은 반도체업계의 투자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전년대비 50% 이상 감소할 전망인데 반해 재료시장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24억8천만달러에 이르고 국산화율도 54%로 전년보다 3%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장비분야 상장회사인 K社의 한 관계자조차도 『일찌감치 주력업종인 반도체 장비 외에 소재 및 재료분야에도 진출해 놓은 것이 요즘처럼 다행스럽게 생각된 적도 없다』고 밝히며 『조만간 재료분야에서 또다른 신규 아이템을 발굴, 시장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에 대해 재료업체측 관계자들은 『최근의 반도체 경기불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장비업계쪽보다는 훨씬 덜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지난해 엄청난 적자를 기록한 소자업체와 현재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장비업체를 바로 옆에 두고 혼자 드러내놓고 좋아할 수 만은 없지 않느냐』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주상돈 기자>
많이 본 뉴스
-
1
삼성, 첨단 패키징 공급망 재편 예고…'소부장 원점 재검토'
-
2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5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6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7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8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9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10
헌재, "尹 두번째 탄핵 재판은 1월3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