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덕산업 권이장 연구소장

국내 최초로 PCB 박사가 탄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커퍼스루홀(CTH) PCB 개발의 주역인 대덕산업의 권이장 연구소장(42, 이사)이 바로 그 주인공.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PCB업계에는 박사가 많지만 아쉽게도 PCB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전무했었다. 그러나 대덕산업의 권이장 이사가 지난해 6월 홍익대에서 「품질기능 전개를 이용한 인쇄회로기판의 효율적 신뢰성 시험방법의 개발」이라는 긴 제목으로 마침내 PCB 박사학위를 따낸 것.

국내 최초로 PCB 박사가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다소 쑥쓰러운 표정으로 『각종 배려를 아끼지 않은 회사에 감사드린다』고 답하는 권 소장은 아직 순수함이 배어 있다. 주변에서는 그의 예민하고 순수한 성격이 연구에 몰입하면 엄첨난 집중력과 창조력으로 폭발한다는 평가다.

지난 82년 대덕산업에 입사한 그는 85년 연세대 산업대학원 공업경영학과를 야간으로 졸업할 만큼 학구열이 강했고 그의 열정을 이해한 회사는 93년부터 주간으로 박사과정을 밟도록 지원해주었다.

특히 권 소장은 박사학위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PCB 신뢰성을 위한 고유의 시험방법을 개발, 종전 56일이 소요되던 테스트 기간을 일주일 내로 대폭 단축해 획기적인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이룩했다.

『국내 대부분 업체들은 과다한 비용부담으로 PCB 신뢰성 테스트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데다 노하우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신속한 납기와 고품질로 고객의 욕구를 충적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산업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용부담이 큰 기존의 신뢰성 시험방식 대신 우리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보겠다는 생각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동종 업체들을 방문, 신뢰성 시험방식의 개선에 대한 강의도 마다하지 않는 권 소장은 소재가격이 저렴한 페놀계 PCB의 비전과 고부가 창출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페놀계 단면 PCB산업은 절대 사양산업이 아닙니다. 세간에서는 에폭시계 다층PCB(MLB)가 각광받으면서 페놀계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고들 하지만 가전이 정보가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듯이 페눌 PCB도 갈수록 고부가화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박사학위 취득학점인 36학점을 4.0만점에 4.0이라는 퍼펙트 골드의 학점으로 졸업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 권 소장은 카본PCB, EMI PCB, 실버스루홀 PCB 등에 이어 커퍼스루홀 PCB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해냄으로서 페놀계 PCB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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