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아이텔, 팬택, 텔슨전자, 스탠더드텔레콤 등 후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제조사들이 제품 출시가 임박해지면서 시장 진입여부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후발 제조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 연간 매출 1천억원이 넘는 중견통신기기 제조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문을 닫아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 모두 연간 매출액이 5백억∼7백억원대인 상태에서 미국 퀄컴사에 지불한 로열티와 시설투자비 등을 포함해 최소 2백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일종의 모험이라는 업계의 지적이 끊임없이 흘러나옴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CDMA 디지털 휴대폰시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 개시 초기부터 초래된 단말기 구득난으로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제조사들의 제품이 생산되자 마자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을 맞이하다 보니 지난해 시장규모가 2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상황은 지난 해와 판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즉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본격 도래하면서 내수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어 「결코 떠오르는 시장」이 아니라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중소 통신기기 제조사들로서는 상대하기에 벅찬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의 거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데다 현대전자 역시 이 분야를 주력사업으로 선정해 고삐를 바짝죄고 있는 상황이어서 올 상반기까지 제품출시가 가능한 후발CDMA업체 8개사에는 시장진입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배경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휴대폰 서비스분야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 역시 잠정적인 경쟁업체로 등장할 소지가 많아 중소통신기기 업체들의 입장에서 여간 벅찬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중소통신기기 제조사는 제각기 새로운 사업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고심하고 있다. 우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CDMA 단말기사업 참여다. 이미 팬택이 LG정보통신과 손잡고 이 분야의 사업에 본격 진출했으며 다른 제조사들 역시 이동통신단말기 분야의 거대기업인 모토롤러사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물밑접촉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래도 자가 상표로 시장에 진출해 낭패(?)를 당하는 위험보다 OEM사업이 상대적으로 이익은 적게 나나 경영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자체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예 첫 단추를 수출로 시작하겠다는 업체도 알고보면 내수시장이 장기적으로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스탠더드텔레콤의 경우 당분간 내수 대신 유럽형 디지털 이동전화(GSM) 단말기와 CDMA 이동전화기를 하나로 묶어 무선호출기(삐삐)에 이은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부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세원텔레콤도 마찬가지다. 올 하반기 제품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회사는 내수가 아닌 미국 등을 대상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 아래 현재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올 초 발표한 「정보통신산업발전 종합계획」에서 「중소통신기기 제조사들의 시장진입 여부에 따라 연말쯤 기업인수 및 합병의 가능성이 높다」라는 지적이 아니라도 단일 종목으로는 최대시장으로 급부상한 CDMA 이동전화기시장에서 과연 이들 업체가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갈지 주목된다.
<김위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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