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컴퓨터업계 유력인사들, "한국행 트랩" 속속 오른다

컴퓨터분야의 세계적 거물들이 잇따라 내한한다.

IMF체제 이후 우리나라에 첫 발을 내딛는 외국 컴퓨터업계의 유력인사로는 28일 미국 최대의 유닉스서버, 프린터, 계측기 공급업체인 휴렛패커드(HP)사의 최고 경영자인 류 플랫 회장을 시작으로, 30일에는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산업을 주도하는 인텔사의 크레이그 베럿 사장, 4월 19에는 「제품정보관리(PDM)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해플만 미국 윈드칠사 수석부사장, 5월 중순에는 소프트웨어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제2인자인 스티브 발머 수석부사장 등이 줄을 잇는다.

컴퓨터분야의 유력인사들의 잇따른 한국방문은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최근 세계 경제계의 핫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이 지역의 사업여건을 재점검하고, 투자 및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컴퓨터 관련산업의 시장이나 기술수준 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활발한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고, 새 정부가 현 경제난국 타개방안의 하나로 정보화 확산을 역점정책으로 펼치고 있는 등 주목할 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이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하루 동안 한국에 머물며 국내 재계, 연구계 인사를 만나는 바쁜 일정을 잡아놓고 있는 류 플랫 HP 회장은 방문기간 중에 거액의 대한투자를 결정하는 한편 정부출연연구소에 대한 소프트웨어 기증행사도 벌일 예정이다.

미국 HP의 창업자 중에 하나인 데이비드 패커드의 후임으로 지난 93년부터 HP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류 플랫 회장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주관하고 있는 무역정책협상 고문기구(ACTPN)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수상이 이끌고 있는 정부업무 혁신을 위한 디지털환경 구축계획(멀티미디어 슈퍼 코리도)에도 참여하고 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태평양지역 현지법인 방문행사의 일환으로 한국에 들르는 크레이그 베럿 인텔 사장은 30일 하루 동안 한국에 체류하며서 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을 만나 그동안 진행해온 삼성전자와의 반도체부문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베럿 사장은 이번 방문기간에 세계 정보통신시장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대한 투자확대 방안을 협의하고 전자상거래 등 미래 정보통신 관련 세미나에도 참석, 연설할 계획이다.

21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제임스 해플만 수석부사장은 최근 PTC에 인수된 컴퓨터비전의 자금지원을 받아 개발해온 차세대 PDM 제품인 「윈드칠」을 국내 시장에 발표하고 방한기간에 최근 세계 PDM시장의 기술동향을 소개하는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해플만 부사장은 80년대 초 컨트롤데이터와 SDRC의 자금지원을 받아 「메타페이즈(MetaPhase)」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PDM 소프트웨어를 상품화해 PDM의 아버지로 불린다. 특히 특정 캐드업체에 속하지 않고 자금지원만 받아 연구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5월 중순에 내한하는 스티브 발머 수석부사장은 1박2일간 국내에 머물면서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주요 인사를 만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강연회도 갖는 등 바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스티브 발머 수석부사장은 소프트웨어의 황제라고불리는 빌 게이츠에 이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2인자로, MS 내에서는 빌 게이츠보다도 더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이에 앞서 제2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한국계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이미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여러 차례 내한, 대학 입시에 컴퓨터과목 채택을 제안하는 등 김대중 대통령의 정보화정책을 자문하기도 했다.

<컴퓨터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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