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컴퓨터 출판계, IMF "무풍지대"

서적 중간 도매상과 출판사들의 연쇄부도로 전체 출판업계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정부는 무너져가는 출판계에 긴급자금을 수혈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경기위축으로 출판계의 위기의식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도 최근 컴퓨터출판계는 평균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감량경영을 추진하거나 외국서적 번역계획을 축소하고 있지만 컴퓨터출판계는 정보사회에 대한 인식제고와 컴퓨터 환경변화에 따른 추가 구입요인이 지속 발생하고 있어 호전되는 분위기다.

특히 올 들어 전문서적보다는 실용적이면서 기초적인 입문서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면서 수량 면에서도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재취업을 하거나 소규모로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사용이 기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실업자 재교육기관들이 개설한 강좌도 대부분이 인터넷 검색사나 컴퓨터그래픽, 정보처리기사 등 각종 자격증 관련 분야이기 때문.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한국서점연합회와 대한출판협회에서 발표한 「2월 베스트셀러 50위 전국 종합집계」에서 컴퓨터 서적이 2권 포함되는 약진을 보였다.

「할 수 있다 컴퓨터(영진출판사)」의 33위와 36위의 「이찬진의 쉬운 인터넷(한컴프레스)」가 주인공.

이들은 모두 활용서로 아직은 30위권에서 머물러 있지만 서점가에서는 올해중에 베스트 10위 안에 1, 2권 정도는 입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문고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종합 주간 베스트셀러에서 컴퓨터 서적이 상위에 랭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IMF한파 이후 컴퓨터 서적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 또다른 변화는 중장년층이 자주 눈에 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주(19∼25일) 전국집계를 보면 포토숍관련 서적 2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활용서가 차지하고 있다(금주의 베스트셀러 참조).

특히 활용서 시리즈물의 대표적인 「할 수 있다」가 1위에서 3위까지 차지하는 것을 비롯, 전체 10위 안에 5권이 포함되는 기염을 토했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 활용서가 꾸준한 베스트셀러 품목이지만 올해처럼 시장을 완전히 주도하지는 못했다』면서 『IMF한파로 재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실업자뿐 아니라 가정주부, 예비 실업자 등 그동안 컴퓨터에 관심밖의 연령층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컴퓨터 서적이 점차 대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IMF한파로 컴퓨터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컴퓨터 서적은 국내 출판계 판도를 변화하려는 용트림을 시작하고 있다.

<양봉영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