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W, "가격할인.잡지번들 없는 게임" 표방

「가격할인 없는 게임, 잡지 번들 없는 게임을 만듭시다」

중소 게임개발업체 FEW(사장 정봉수)가 새 타이틀 「도쿄야화2」 발매를 앞두고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그동안 「도쿄야화」 「부킹맨」등의 국산게임으로 개발력을 인정받았고, 작년에 웅진미디어에 7편의 작품을 납품해 한해 동안 가장 많은 국산게임을 개발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FEW는 최근 중견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사가 개발한 게임을 직접 판매하겠다는 「독립선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가 「가격할인과 잡지번들 없는 게임」을 내세우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유통 시스템 속에서는 중소업체들이 설 땅이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유통사들이 잇달아 도산하는가 하면 용산의 소매상들이 불과 5백∼천원의 마진에 게임을 판매할 정도로 가격질서가 무너져 있다. 제작사들이 소비자가 4만5천원 내외의 게임을 보통 1만8천~2만원에 총판사에 넘기면, 총판사는 이를 다시 2만5천원 정도에 일반 유통사에 공급하고, 여기서 한 두 단계의 하위유통망을 더 거쳐 최종적으로 소매점에 게임이 공급된다.

이 때 소비자가는 보통 2만8천원선이 된다. 대작게임의 경우 3만2천~3만5천원선에 팔리기도 하지만 얼마 못가서 덤핑물건이 지방으로부터 올라오고 이른바 「꺽기」라고 불리는 덤핑에 의해 가격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몇 달만 기다리면 신작타이틀이 정가 6천5백원의 월간잡지 번들로 나온다는 알기 때문에 성미 급한 마니아가 아니고는 정품을 구매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관행을 개선하지 않는한 결국 게임업계가 고사위기에 몰리게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현금회전이나 눈앞의 이익을 위해 덤핑판매와 번들계약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게 FEW측의 주장이다. 결국 이 회사는 소매점에 직접 물건을 납품할 수 있는 유통사를 대상으로 수십∼수백장의 소량 단위로 직판을 실시함으로써 가격덤핑의 여지를 줄이고, 잡지사와의 번들계약을 사절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누구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주체가 되는 것은 피해왔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앞으로 같은 뜻을 가진 중소 게임업체들끼리 힘을 합친다면 유통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정봉수 사장의 바램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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