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는 대표적인 외산 의존형 산업이다. 실제로 연간 국내 반도체 장비 수요 규모는 대략 30억달러 정도이며 이 중 6억달러어치 정도만이 국내에서 생산될 뿐 나머지 80% 이상은 모두 수입 장비다. 그만큼 반도체 장비 분야는 아직도 개척하고 국산화해야 할 영역이 많다는 얘기다.
케이씨텍은 가스관련 반도체 장비 전문생산업체로 지난 5∼6년간 이 분야 장비 국산화에 끊임없이 도전해왔다. 이 회사는 주력 제품인 가스공급장치를 시작으로 스크러버, 퓨리파이어 등과 같은 가스 정제 및 처리설비를 잇따라 개발, 국내 유일의 가스관련 종합 설비업체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그리고 지난해 이 회사는 반도체 전공정용 핵심장비인 수직형 퍼니스시장에도 진출했다. 일본 고요린드버그사와 합작으로 이 제품의 국내 개발 및 생산을 추진키로 하고 현재 안성 2공단에 공장을 건설중이다. 이를 통해 케이씨텍은 고요린드버그사로부터 설계 및 제작기술을 이전받아 독립적인 생산체제를 구축, 5년 내에 국산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케이씨텍의 도전은 반도체 장비에 이어 재료시장으로까지 이어진다.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반도체용 고순도 흑연을 국내에서 생산키 위해 별도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또한 자회사인 한국ADCS에서는 웨이퍼 절연막 형성물질인 TEOS(Tetra Ethyl Ortho Silicate )와 같은 각종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화학약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케이씨텍의 이러한 생산품목들이 모두 국산화한 제품이거나 세계 최고의 품질이라고 자부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선진 외국기술의 도입을 통해 시장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기술이전과 자체적인 연구개발 노력으로 이를 차츰 국산화해 나가는 것이 이 회사의 기본적인 사업전략이다.
그리고 케이씨텍의 이런 사업전략은 최근 들어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제품이 하나둘씩 해외에 수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스 공급장치를 비롯해 웨이퍼 세정 장비인 웨트스테이션과 스크러버, 퓨리파이어 등이 미국과 동남아지역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지난해부터 수출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래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최초로 미국 현지에 단독법인을 설립한 회사가 바로 케이씨텍이다.
또한 이 회사는 올해부터 미국 현지법인을 통한 조립생산을 시작, 장기적으로 이를 현지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며 영국에도 현지법인의 설립을 검토중이다.
케이씨텍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최근의 외환위기로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현재 이러한 케이씨텍의 주장은 자칫 설득력 없는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고석태 사장의 답변은 명쾌하다.
『그동안 케이씨텍의 사업추진 목표는 새로운 개발가능 영역을 발굴하고 여기에 과감히 도전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우리의 목표는 그동안 개척해온 여러 분야를 세계 일류화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확보해 가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불황일 때 오히려 추진하기 좋고 그 효과도 큽니다.』
이 회사가 올해 연구개발비를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려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선진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실력을 기르고 이를 통해 세계 일류에 도전하는 케이씨텍의 발걸음이 올 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주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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