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이 극장가를 점령하는 여름 성수기를 피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제작을 마쳤거나 막바지 촬영에 한창이다.
외화 판권확보를 위한 로열티 부풀리기 경쟁으로 한동안 값비싼 수입료를 치렀던 국내 영화계는 최근들어 우리영화에 대한 신중한 투자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제작편수는 줄이는 대신에 히트작의 비중을 늘려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 특히 우리영화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지고 흥행성도 눈에 띠게 좋아지고 있는 것도 충무로 관계자들로 하여금 「소수정예」 제작으로 승부수를 띄우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방화 출시편수는 96년(64편)보다 16편이나 줄어든 48편에 그쳤지만 3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7편으로 오히려 3편이나 늘어났다.
올해 역시 「편지」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이 보여준 「우리영화의 흥행」에 도전할 작품들이 많다.
오는 4월 4일 개봉을 앞둔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은 데뷔작이었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작품성에 일반관객을 끌어들이는 흡인력과 영화적 재미가 덧붙여진 작품. 언뜻 스토리라인만 보면 가정을 가진 대학강사와 그를 사랑했던 여대생이 각자 강원도를 여행하면서 서로 엇갈린 채 감정을 추스린다는 평범한 내용이지만 흔히 주변에서 목격하게 되는 삶의 단면들을 스크린에 그대로 투영시켜 오히려 더 충격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4월중 개봉할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은 박인환, 나문희 등 중견배우들의 안정되고 친숙한 연기와 「넘버3」의 감칠맛나는 조연 송강호의 튀는 연기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작품. 「코르셋」 「접속」 등 히트작을 제작했던 명필름이 코믹잔혹극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산장을 운영하는 어느 순박한 가족이 투숙객들의 연속적인 죽음으로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상황을 코믹요소를 섞어 그렸다.
촬영이 한창중인 박광춘 감독의 「퇴마록」은 PC통신에 연재된 후 출판돼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동명소설을 영화화해 화제를 모았던 작품. 안성기, 신현준, 추상미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악귀와 맞서 싸우는 퇴마사들의 이야기를 SF와 액션, 스릴러, 환타지 등의 요소를 고루 칵테일한 복합장르로 완성되어 6월초 개봉될 예정이다.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 「자귀모」는 「닥터봉」 「패자부활전」의 이광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강우석의 시네마서비스가 제작 및 배급을 맡은 작품. 자살한 귀신들이 모임을 만든다는 유쾌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남자에게 버림받아 죽은 귀신, 외모를 비관해 죽은 귀신 등이 등장해 갖가지 사연들을 풀어놓는다.
그 밖에도 신인 박기형 감독의 정통공포물 「여고괴담」, 병원에서 벌어지는 으시시한 복수극을 다룬 「위령제」, 잭스키스가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끈 청춘물 「세븐틴」 등이 올해안에 관객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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