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비행기 조종사이며 문학가였던 생떽쥐베리는 「어린왕자」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많은 이들이 나이들어서도 애독하는 이 책은 본래 동화책으로 쓰여졌다. 생떽쥐베리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책의 성격을 소개했다. 창작의 이유는 전쟁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인간의 참모습을 알려주고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생떽쥐베리가 「어린왕자」를 펴낸 지 반세기 동안 이 책은 전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돼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애독서로 꼽힌다.
천진하며 순수하고 여리기만 한 어린왕자가 여러 별을 여행하며 경험한 바를 정리하는 내용인데 어린왕자의 생각과 말 하나하나가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 어린왕자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모두가 지쳐있는 어려운 현실이 문득 문득 어린왕자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그 내용 속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어린왕자가 여우와 헤어질 때 여우가 전해준 비밀에 관한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아,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해. 마음의 눈으로 보지 않으면 정말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는 거야.」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전해준 그 비밀은 우리 모두 현실에 시달려 지친 나머지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고통과 시련 속에서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누구도 고통 속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고 해도 결코 과장이 되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연일 계속되는 부도사태에 산업의 근간이 송두리째 뽑혀 나가지 않나 걱정을 하는 사람도 한 둘이 아니다.
계속 출렁대는 주가와 환율, 이자율, 또 오르기만 하는 물가는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진정될 기미가 보이다가도 언제 또다시 악화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기본적인 경제활동 마저도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공황도 바로 눈앞의 문제가 되며 사람과 기업,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도 점점 심해져만 갈 것이다.
IMF 초기라는 지금 또한 실제 그렇다. 생활이 극도로 어려우며 서로간의 갈등은 끝을 모르고 심화되어 가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할 때 나는 우리 모두가 너무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모든 현상들이 마음의 눈 없이 눈 앞의 일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던가.
그럴수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마음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시기이지만 이 기회에 오히려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면 무리한 발상일까. 마음의 여유를 갖자고 얘기하는 게 지나친 제안일까 말이다.
<박원민 코리아실렉트웨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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