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동반자적 협력관계 구축 활기

부품업계가 본격적인 IMF한파로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동종 또는 유관 부품업체들간에 동반자적 협력관계 구축이 활기를 띠고 있다.

19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금융경색 지속, 원자재 가격상승 및 현금결제, 고금리 및 고환율, 내수부진 등으로 대별되는 IMF파고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부품업체들이 유관업체간의 공동대응으로 현 위기를 타개한다는 판단아래 공동판매, 공동해외진출, 품목전문화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소 서미스터업체인 삼경세라믹스와 DSC전자는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그동안의 제살깎기식 저가경쟁을 자제하고 상호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하고, 5파이급 이하의 디스크 서미스터는 삼경세라믹스가, 5파이급 이상의 파워서미스터는 DSC전자가 담당하는 교통정리에 최근 합의했다.

마일러콘덴서용 필름절단업체인 태원전자는 중국 거래처들로부터 자재 소싱 의뢰를 받아 같은 마일러콘덴서재료업체인 동일알루미늄(알루미늄박), 삼아전공(리드선) 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수출창구를 태원으로 일원화, 필름, 알루미늄박, 리드선을 패키지해 중국에 공동 수출키로 했다.

대우전자부품과 리튬1차전지업체인 테크라프는 지속적으로 대단위 투자가 요구되는 민생용 리튬전지는 대우가, 전문성이 요구되는 군수용은 테크라프가 각각 담당키로 잠정 합의하고 관련기술 및 설비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기와 청주전자는 다층PCB부문에서 고난도 및 6층기판 이상은 삼성이, 4층기판은 청주가 맡는 영역조정이 암묵적으로 이루어진 상태다.

온도센서업체인 신기산업은 에어컨용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종업체인 삼영전자가 개발한 고급형 가전제품용 습도센서를 자체 판매망을 이용해 수출함으로써 신기는 고급형센서의 구색 맞추기 효과를 삼영은 별도영업망 없이도 수출할 수 있는 효과를 나눠갖고 있다.

또 PC용 파워서플라이업체인 코아슨이 수출 본격화를 위해 유관업체인 모 PC케이스업체와 수출창구를 일원화, 공동판매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전자와 싸니전기는 통신기기용 SAW(표면탄성파) 필터부문에서 개발 및 전공정은 한국전자가 맡고 후공정 및 판매는 싸니가 담당하는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PCB장비업체인 SMC가 자체의 웨트장비에 유관업체인 장비를 묶어 턴키베이스로 수출하는 방안을 마련,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등 부품업계의 수평적 협력관계 구축이 IMF시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하면서 부품은 물론 재료, 장비 등 부품전후방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IMF시대에는 그간의 소모적인 과당경쟁으로는 공멸하기 쉽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동종업체간 크고 작은 협력체제구축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경쟁업체들간의 사업교환, 업무영역조정, 협동화 사업장 마련, 사업 인수합병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 부품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을 더욱 촉진 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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