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사업 철수를 위해 잇단 "청산작업"을 벌이고 있는 SKC가 자사가 보유한 판권을 사겠다는 임자가 선뜻 나서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SKC는 이에따라 최악의 경우 영화판권은 작품별로 판매하고, 비디오는 SKC 브랜드로 그대로 출시하는 방안을 새롭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C 보유판권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낮은 것은 영화 및 프로테이프시장 등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매물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SKC가 판권 전매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품별 판매보다는 모든 판권을 일괄구매하는 패키지 판매를 고집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SKC가 판권시장에 내놓은 작품은 모두 41편. 여기에는 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티벳에서의 7년"과 "돈 브라스코" "레잇비미" "홈 퍼더 홀리데이" "아만다", 홍콩영화 "반생연", 그리고 우리영화 "아름다운 시절" "남자이야기" 등이 포함돼 있다. SKC는 이들 작품의 일괄구매 조건으로 약 1백억원의 판권가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대부분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1백억원의 판권가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더욱이 SKC의 패키지 판매 방식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대손금을 구매자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라며 작품별 판매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시대에 1백억원의 자금을 동원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매물이 그만한 상품성을 갖고 있는 지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SKC의 일괄 판매조건에 문제를 제기했다.
SKC가 현재 협상을 진행중인 업체는 (주)대우.삼성영상사업단.디지탈미디어.영성프로덕션 등 6~7개사,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판권가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통들의 전언이다.
SKC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막후 협상을 진행중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그렇게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에 대한 후속책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내달 말까지 "판권 임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SKC가 비디오사업은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사업철수 재검토설"이 업계에 적지 않게 나돌고 있어 SKC 보유판권의 향방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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