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호환칩업체 "딜레마"

『수요는 느는데 공급량은 모자라고, , , .』

최근 AMD, 사이릭스, IDT 등 인텔호환칩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컴팩, IBM 등 대형 PC업체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데도 국내지사들은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이들 호환칩업체들이 한정된 공급물량의 대부분을 IBM, 컴팩 등 세계적인 PC업체에 우선 집중하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오히려 한국내 공급물량이 줄어들어 국내지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환칩 업체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 대형 PC업체와의 공급물량확대에 최우선 순위를 두면서 한국내 공급물량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공급 물량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마케팅 활동도 자연히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AMD의 경우에는 컴팩과의 계약분을 공급하기 위해 에이서, 디지털 등 다른 PC업체들의 공급물량을 줄이고 있을 정도로 제품 분배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텔 호환칩인 「윈칩C6」를 공급중인 IDT코리아의 박태식 지사장은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많은 물량을 확보했지만 이것도 국내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 대기업과의 공급물량 체결은 안정적인 제품공급이 보장되지 않는 한 당분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대기업들의 구매패턴도 호환칩업체들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요인.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구매하고 있는 인텔호환칩은 주로 AMD의 K6 1백66, 사이릭스의 미디어GX 1백66 등 이들 업체의 저급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제품들은 호환칩업체들도 수익성측면에서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품목이어서 국내지사는 공급물량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호환칩업체들의 사정으로 전세계적으로는 인텔의 시장점유율이 75%까지 떨어지는 등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인텔의 막강한 위세가 유지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관련, 호환칩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초까지만해도 저가 PC의 급부상, 구제금융시대 등 PC의 거품이 빠지면서 호환칩 업체에게는 그동안 국내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한 인텔에 맞설수 있는 최대의 호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로서는 작년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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