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이번 64MD램용 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 개발 성공은 그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러온 EMC 제품 국산화 추진에 커다란 활력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제품은 LG화학 자체의 독창적인 화학 배합 기술을 통해 개발됨으로써 높은 생산성 및 안정성과 제조 원가의 절감을 실현, 양산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EMC 생산 업체들은 16MD램 이상에 적용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EMC 제품의 개발 및 양산 지연과 업체간의 협력 체제 부족 등으로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일본 업체에게 내주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이처럼 고부가가치 EMC 제품의 국내 개발 및 양산이 계속 지연된 것은 스미토모 등과 같은 일본 업체들의 기술 이전 기피로 이들과 국내 업체들간의 기술 제휴가 전무한데다 EMC 제품 특성상 고내열성, 저열선팽창성, 저방사선방출 등의 기본 요구 사항 외에는 제품 개발에 따른 별도의 표준 규격이 없어 시험 및 양산에 장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EMC 제품은 겉보기와 달리 장기간의 투자와 고도의 기술적 노하우가 요구되는 품목으로 단기간에 어떤 결과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때문에 지난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던 16MD램용 국산 EMC 제품의 양산은 1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으며 따라서 국내 생산되는 EMC 제품 대대분이 1M 또는 4MD램용으로 이미 최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저급 제품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더욱이 에폭시 수지 및 실리카(Silica) 등 전체 생산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 원료 대부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저급 제품 위주로 국내 EMC생산이 이루어짐에 따라 산업 전체의 채산성 악화와 사업 포기의 우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개발 주역인 LG화학 또한 지난 87년 개시한 EMC사업을 92년에 중도 포기하고 또다시 95년에 EMC 사업을 재개, 지난해서야 전북 익산에 연산 2천톤 규모의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시제품 출하에 들어가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사가 64MD램용 EMC 개발에 드디어 성공, 이달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착수한 것은 국내 EMC 개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주요 사건이라 할만하다.
따라서 현재 연간 1억3천만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국내 EMC 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제품을 얼마나 국산 대체해 나갈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이번 개발 성공을 계기로 현재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동진화성, 고려화학 등의 다른 업체들도 지속적인 개발 투자를 진행함과 동시에 이들 국내 업체들간의 공조체제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이 분야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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