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종합병원, 국산 의료기기 사용 확산 추세

외산 의료기기 일색이던 대학 및 종합병원들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산 의료기기가 전체 의료기기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학 및 종합병원들이 신규 의료기기 구입시 국산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 및 종합병원은 자체 의료진 또는 기업과 연계, 필요한 의료기기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는 등 국산 의료기기 사용 추세는 점차 준종합병원을 포함한 전 의료기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대학 및 종합병원들이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예전보다 배이상 늘어난 리스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또 의료기기 업체들의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으로 국산 의료기기의 품질이 예전보다 급상승, 가격 대비 성능면에서 외산을 능가하는 장비가 속속 등장하고 애프터서비스 측면에선 국산이 외산보다 크게 유리한 것도 국산으로 눈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경북대병원은 지난달 하루만에 수술을 마치고 입원 없이 곧바로 퇴원할 수 있는 「일일 수술실」을 개설하면서 연면적 1백46평의 수술실 3실과 회복실 2실 등에 들어가는 무영등, 전동진찰대, 수세장치 등 대부분의 수술실 장비를 국산으로 구입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의대내 동물실험실을 새 건물로 이전하면서 기존 외산 장비를 국산으로 일괄 대체할 것을 검토중이며 고가 전자의료기기도 국산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실험실에 들어가는 장비는 X선 촬영장치와 무영등을 포함한 각종 수술실 장비와 거의 동일하게 꾸며지게 된다.

카톨릭대 강남성모병원은 메디슨과 공동으로 3테슬라급 MRI를 국내 최초로 개발,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며 서울대병원도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을 개발, 일부 과에서 운용하는 등 상당한 경비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이 국산 C-Arm을 도입한 데 이어 각종 의료기기의 국산 구입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경북 왜관 소재 혜원성모병원과 김천 소재 제일병원 등 상당수 신설 준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도 국산 의료기기가 대거 납품되고 있다.

현재 구매 상담이나 계약이 임박한 것까지 합한다면 거의 모든 대학 및 종합병원이 올들어 외산 대신 국산 의료기기 구입량을 크게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 현대중앙병원, 한강성심병원이 병원 구내에서 국산 의료기기 사용 확대를 위한 전시회를 별도로 가진 데 이어 마산삼성병원과 조선대병원 등 상당수 의료기관이 국산 의료기기 품평회를 겸한 전시회를 가질 예정으로 있어 당분간 이들 대학 및 종합병원의 국산 의료기기 선호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메디슨의 이장용 국내영업부 이사는 『최근들어 메디슨만 하더라도 컬러 디지털 초음파 영상진단기를 포함한 고가 전자의료기기 구입을 희망하는 의료기관이 대학병원만 10개에 이르는 등 IMF 여파로 대학 및 종합병원들의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과 구매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료기기 업체들은 IMF로 인해 맞은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IMF 관리체제를 벗어나더라도 국산을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애프터서비스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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