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업계, 불황 탈출 안간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경기불황으로 국내 자동판매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자판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자 LG산전을 비롯, 삼성전자, 해태전자 등 자판기 제조업체들은 품목을 다각화하고 디자인을 혁신하는 등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커피자판기의 경우 IMF 한파 이후로 커피 및 설탕가격이 크게 올라 커피자판기 운영의 채산성이 낮아진 데다 전체적인 사회분위기마저 국산품 애용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운영업자(OP)들은 최근 자판기 커피값을 인상했지만 수익성은 종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자판기 수요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캔자동판매기의 수요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캔자판기의 주요 수요처인 롯데칠성, 해태음료, 동아오츠카 등 음료회사들은 대부분 올해 캔자판기 신규 구매물량을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잡고 있으며 기존 제품을 고쳐 사용하는 「오버홀」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음료시장 석권을 위해 자판기 부문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코카콜라보틀링사(CCKBC)가 외국제품을 수입해 사용할 계획이어서 내수용 캔자판기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CKBC의 물량을 제외한 국내 음료업체들의 캔자판기 수요는 대략 4천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일반 소매업자나 빌딩 등의 수요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6천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커피, 캔 자판기의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업체들은 불황을 탈출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다각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산전은 지난해 라면, 커피 복합자판기를 내놓아 커피, 캔자판기 이외의 영역으로 품목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청소년층을 겨냥한 스티커자판기 및 오락용 자판기 등 11종의 신제품을 출시했으며, 체인점 사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창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검토해온 스티커자판기 사업을 환율문제로 인해 보류하고 커피, 캔자판기 사업에 내실을 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최근 주력제품의 디자인 및 색상을 대폭 교체했다. 기존 자판기는 다소 묵직한 느낌이었으나 최근 출시하고 있는 제품은 밝고 산뜻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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