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국내 처음으로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아남산업(대표 황인길)은 83년 10억달러 수출을 기록한 지 14년 만에 수출 누계 3백억달러라는 기록을 세웠다.
더욱이 지난해 96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수출 60억 달러 기록은 국내 반도체산업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 달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남산업이 불황속에서도 이같은 수출 실적을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정확한 수요 예측에 따라 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시장의 최대 불황기였던 96년부터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남 광주에 대규모 반도체 패키징공장 건립을 시작해 지난해부터 생산량을 늘리는 과감성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또한 지난해 미국 TI사의 협력으로 시작한 비메모리 반도체사업 투자도 아남의 신중함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아니면 성사되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주력분야인 반도체 패키징사업이 국제 반도체 가격 반등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데다 현재 환율상승이 오히려 매출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아남산업이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고부가가치 첨단 패키지분야에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패키지로 불리는 BGA(Ball Grid Array)나 QFP(Quad Flat Package) 등 고부가 비메모리용 제품이 월 평균 5억개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BGA패키지의 경우, 최근 연평균 1백%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
현재 세계 반도체 조립시장의 35%를 점유하면서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 아남산업의 올해 반도체 수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난 75억달러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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