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비디오 대여점들이 각종 난제로 말미암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들어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비디오 판매가격을 인상함과 동시에 유통시장 개선의 일환으로 밀어내기 영업을 자제하고 있는데, 이같은 움직임이 대여점들의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장 면적 10평 안팎인 소규모 대여점들은 「매출감소→구매편수 하락」이 반복되면서 더욱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선 대여점주들의 불만이 증대하고 있고, 명예퇴직자들의 소자본 창업이 증가하면서 1만6천∼1만8천개 수준으로 안정화되던 비디오 대여점 수도 다시 감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세음미디어, 우일영상, 스타맥스, 디지탈미디어, SKC 등 재벌기업 또는 대기업 계열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은 비디오 판매가격을 극장에서 흥행했던 대작은 2만7천5백원, 극장개봉작은 2만2천원, 미개봉작은 1만7천6백원 등으로 분류해 3월 출시작부터 일부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새로운 판매가격은 종전에 극장개봉작은 2만2천5백원, 미개봉작은 1만9천8백원에 판매했던 것과 비교해 증감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대여점주들이 원하는 작품이 극장흥행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은 약 22%가 인상된 셈이라는 분석이다.
대여점주들은 이번 가격인상을 제작사들의 누적적자 만회책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5년 이상 유지되어온 기존가격을 인상할 요인이 있다는 점에도 동조하지만, 가격인상 부담이 자신과 소비자에게 전가돼 관련시장을 더욱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가격책정 방식이 「등급분류에 의한 판매가격 사전 고시제」로 귀착됨에 따라 그 투명성에도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재벌 계열 제작사들의 모임인 한국비디오제작사협의회(회장 강상수)와 유통관련 단체인 한국영상음반협회(회장 최영진)가 등급분류를 통해 가격을 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두 단체의 뜻대로 가격이 정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비디오 제작사들의 「밀어내기」 및 「꺾기」 등 편법영업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든 것도 대여점주에게는 비디오 구매량이 줄어드는 결과가 되고 있다.
그동안 각 비디오 제작, 유통사 영업사원들의 상당수가 실적증대를 위해 대여점주에게 구매수량에 따라 비디오를 덤으로 얹어주며 구매량 확대를 조장하는 밀어내기나 사후 결제를 통해 낮은 가격에 많은 비디오를 회전시킬 수 있는 꺾기와 같은 편법영업을 암암리에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편법영업행태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줄어들면서 대여점의 이와 관련한 편법수익도 하락하고 있다. 대여점주들도 밀어내기와 꺾기는 대여료 덤핑을 불러오는 등 근절돼야 할 폐단이라고 말하면서도 이같은 편법영업으로 인해 파생된 수익이 통상 대여점 매출의 20%에 달했던 점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대여점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나 밀어내기와 같은 과잉공급으로 인한 폐단은 근절되어야 한다』며 『이번 가격인상과 유통개선안의 정착을 통해 관련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일선 대여점들의 위축은 결국 시장전반을 침체시킬 것이기 때문에 고통 나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동반자적 차원에서 제작사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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