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과잉투자에 사업성까지 악화돼 강력한 구조조정 요구에 직면하고 있는 국내 정보통신산업 개편이 정부의 정책적 개입 없이 철저한 시장경쟁원칙에 의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간산업의 특성상 정부가 상대적으로 엄격한 퇴출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통신서비스 부문에서도 시장논리에 따른 인수합병, 휴폐업 등이 속출할 전망이다.
배순훈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은 5일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갖고 『시장개방이라는 무한경쟁체제에서 경쟁력 없는 기업이 정리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투자비에 대한 집착 때문에 시장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이 매각을 주저하지만 그 책임은 궁극적으로 기업이 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 장관은 이와 함께 『과감한 규제완화를 추진하겠지만 산업체도 더 이상 규제를 핑계로 정부의 보호를 요구하는 이율배반적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규제도 없지만 정부의 보호도 없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또 『그간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정책과 의지가 일부기업들에 잘못 이해된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모든 벤쳐기업들을 무조건적으로 보호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할 만한 기업들을 집중 지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지원 역시 철저한 시장논리를 앞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배 장관은 또 국가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에 대해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면 유럽표준이동전화(GSM)에 비해 가격이나 품질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수출현장에서 경험한 결과 아직 뚜렷한 차별성이 없고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느껴져 안타깝다』고 말해 기업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GSM분야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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