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전시장, 2층은 국내가전 전문매장, 3층 국내가전 및 음향기기 매장. 요즘 새로 세워지는 신설 전자상가는 층별 콘셉트를 기본으로 한다. 평면상가가 아니고 수직상가이기 때문이다. 매장 방문객들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손쉽게 필요한 제품을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테크노마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총 10층의 상가 2층에서 8층까지가 전기, 전자, 정보통신 전문매장이다. 총 6개층이 매장인 셈이다. 층을 오르내리면서 가지런한 매장구성을 통해 사고자 하는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특성이 수직상가의 특성이라면 특성이다. 쇼핑의 효율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콘셉트의 경우는 백화점이 대표적인 예다.
용산전자상가의 경우는 평면상가다. 광활한 면적에 6개의 독립상가가 모여 상가군을 형성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상가를 찾아다녀야 한다. 정확한 정보 없이는 각종 제품을 효율적으로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전체 상가를 돌아다닐 수도 없는 일이다. 반면 수직상가의 경우 분류된 콘셉트로 인해 한층만을 상대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쉽게 가격비교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직상가의 문제점은 가지런한 층별 매장구성이 난립됐을 때의 문제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쇼핑이 더욱 어렵다. 입주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생기게 된다. 층별로 분리된 경쟁이 상가 전체로 번져나갈 우려가 있다.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될 움직임마저 보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임대 관리상가가 아닌 분양상가의 경우 문제점은 더욱 심각하다. 이미 정해진 매장구성을 입주자가 임의로 변경하려 할 때 법적인 구속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이같은 예는 이미 개장 1년을 맞고 있는 국제전자센터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개장 초 가전매장에 외산 음향기기 매장이 들어서면서 외산 음향기기 전문매장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손님을 맞기도 전에 상가 전체가 「내홍」의 회오리에 휘말린 것이다. 이러한 회오리는 결국 관리사로 불똥이 튀었고 이를 마무리짓기 위해 관리사는 진땀을 빼기도 했다. 막연한 층별 콘셉트가 얼마나 큰 불씨를 안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테크노마트 역시 층별 콘셉트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분양매장이다. 각 점주들이 입주 당시 기본 콘셉트를 인정하고 시작하지만 사업 전망 불투명에 따라 취급품목을 전환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야기될 수 있는 일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관리사인 프라임개발의 일이다.
연 건평 7만8천여평 규모의 초현대식 전자백화점을 표방하는 테크노마트의 성공여부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신설」이라는 이름만으로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은 별로 없다. 최근 몇년 동안 재래시장이나 전자유통시장에 세워진 신흥 상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요인을 살펴봐도 상권과는 무관한 외부적 요인이나 입주자들 사이의 불협화음이다. 또 이러한 불협화음의 발단은 상가 입주자들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조로운 상가운영은 철저한 관리와 입주자들의 단합이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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